“음주운전 배영빈과 계약해지 마음 무거워”…‘FA 자격 취득’ 전준우·안치홍 관련해선 함구
박준혁 단장은 2년여 전 롯데를 떠나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의 대표이사로 활동하다 구단의 단장 제안을 받고 고민 끝에 롯데로 복귀했다. 박 단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근 롯데 선수단 관련 다양한 이슈를 물었다.
참고로 박 단장은 2007년 롯데 그룹 공채로 입사해 롯데 야구단에서 국제업무와 마케팅, 홍보, 운영, 인사까지 15년 동안 ‘자이언츠맨’으로 활약했다.
롯데 구단은 14일 “배영빈이 지난 10월 말 서울 모처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배영빈은 당시 대리운전을 부른 뒤 차량을 골목에서 빼다 경찰 단속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취 상태였고, 혈중알콜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김태형 감독을 ‘우승 청부사’로 영입하고, 박준혁 신임 단장을 선임해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롯데로선 배영빈의 일탈 행위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배영빈은 홍익대 졸업 후 올해 육성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 5월 정식 선수로 전환된 바 있다.
롯데는 배영빈 상황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고, KBO 징계와 상관없이 16일 구단 자체 상벌위원회를 열어 배영빈과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박준혁 단장은 배영빈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선수 개인이나 선수의 가족들, 그를 좋아했던 팬들의 마음을 헤아리면 고민되는 상황이었지만 그 어떤 선수라도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같은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구단에선 선수의 음주운전을 엄중하게 봤고, 어려운 마음으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박 단장은 선수들이 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들로 인해 선수단이 좋지 않은 영향을 받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롯데는 최근 프런트 인사 이동을 단행했다. 주요 핵심 보직의 팀장급들이 바뀌었는데 코칭스태프에도 변화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 1군 투수코치를 맡다가 2군 총괄로 보직을 옮긴 배영수 코치를 스카우트팀으로 발령을 낸 것이다. 배 코치는 내년 시즌부터 아마추어 투수 유망주 스카우팅에 집중하고, 2024년 스프링캠프부터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연수를 받는다.
배 코치의 스카우트팀 합류는 전혀 예상 못했던 시나리오였다. 그래서인지 배 코치의 행보를 두고 일부 야구인들은 무슨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박 단장은 “스카우트 파트의 역량을 강화할 예정인데 그 역할을 배영수 코치가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 코치는 열정이 뛰어나고, 욕심이 많은 지도자다. 코칭 역할에만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팀에 더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랐다. 2군 총괄을 맡아 경험했던 걸 스카우트 파트에 녹일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도 스카우트로 경험한 것들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개인적으론 선수 출신들은 지도자를 할 경우 스카우트나 전력분석 파트를 꼭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스카우트 업무를 모르고 야구 관련 일을 하긴 어려울 것이다.”
박 단장은 배 코치가 2군 총괄에서 스카우트 팀으로 옮기는 것과 관련해 일부에서 오해의 시선이 존재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외부에선 코칭 역할에서 제외되는 거라고 보던데 배 코치한테는 스카우트 업무를 맡는 게 엄청난 기회일 수 있다. 지금 커리어에서 배 코치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한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 쌓인 시각과 노하우들은 나중에 더 좋은 지도자로 성장하는 데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동안 선수 생활 은퇴 후 바로 코치로 현장에 투입되는 게 긍정적인 결과로만 나타났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스카우트로 아마추어의 좋은 투수들을 발굴하고, 그 선수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아마추어에서 프로가 되고, 프로에서 어떻게 성장을 해가는지를 관찰하는 시간들이 팀에도, 배 코치한테도 도움될 것으로 본다.”
박 단장은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나온 전준우, 안치홍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앞으로 선수 측 대리인을 통해 만남을 이어가겠지만 지금으로선 그들과 관련된 어떠한 메시지도 내놓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FA 시장에선 구단의 ‘말’이나 ‘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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