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부영 의원(왼쪽)과 김근태 의원. 이종현 기자 | ||
유머의 내용이 비판적이긴 하지만 대상자들 모두 재야 출신으로 정치권내 평판이 상대적으로 좋은 인사들이어서 당사자들도 애정어린 격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내 개혁파 좌장인 이부영 의원에게는 ‘어영부영’이란 표현이 사용됐다. 개혁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주장하면서 구체적인 행동에서는 다소 우유부단한 행태를 보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이 의원은 최병렬 의원의 대표 당선과 함께 한나라당 탈당의사를 분명히 해 이 같은 오명은 벗어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재야출신 의원의 좌장인 김근태 의원에게는 ‘근무태만’이란 별명이 붙여졌다. 민주당의 개혁신당 창당과정에서 기대만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의원은 신주류 강경파가 주장하는 개혁과 정치적 현실을 조화시키기 위해 누구보다 진지한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역할이 두드러지지 않을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장기표 대표에게는 ‘장기표류’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진보 정당을 그만둔 뒤 ‘무지개연합’을 구성했다 실패하고 민주당 공천으로 재·보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뒤 민주당을 탈당, 사회민주당을 창당하는 등 최근의 다소 복잡한 정치행보를 빗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 대표 역시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수용했으면 당선이 유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등 나름대로 소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굴절을 겪었다고 이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유인태 정무수석에 대한 풀이는 좀 복잡하다. 정무수석의 핵심 임무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노무현 정권을 위해 정치인을 ‘유인’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유인’에 ‘태’만해서 정치(정)가 없는(무) 수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볼 수 없었던 청와대-여당-야당의 관계가 형성된 상황에서 기본적인 정치자금 조차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유 수석으로서는 억울한 평가라고 하소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상수 총장에 대해서는 과거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이 대변인 시절 ‘농반진반’으로 내뱉은 말
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앞으로 보면 이상(수)하고 뒤로 보면 수상(이)하다”는 말이 그것. 이 총장이 노 대통령 당선 이후 개혁정책, 신당창당 등과 관련 몇 차례 설화를 일으킨 것을 빗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뒷끝이 없어 ‘순수하다’는 평판까지 받고 있는 이 총장으로서는 기분이 좋은 평가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김영선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