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노트북 시장이 지난해 4분기보다 판매량이 34.8%, 전년 동기보다는 16%가 늘어났고, 2분기 신제품이 속속 나오면서 소비자의 손길을 끌고 있다.
노트북 컴퓨터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시장점유율(판매대수)은 삼성전자 29.1%, LG전자 21%, 삼보컴퓨터 11.3%, HP 10.1%, 도시바 9%, 후지쯔 8%, 소니 3.7%, 레노보 3.5%, 델 2.9%, 아수스 0.9% 순이다. 2분기 집계는 8월 말 나올 예정.
노트북 시장 전체 판매량을 보면 전분기 대비 38.7%가 증가했는데, 이 중 후지쯔는 전분기 대비 두 배의 판매대수를 기록했고, 아수스는 638%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후지쯔는 1분기 판매대수 2만 6000대 중 130만 원대 제품이 1만 5200대로 58.5%를 차지하고 있고, 아수스는 전체 3000대 중 120만 원 대가 1450대로 48%를 차지하고 있다. 노트북 시장에서 150만 원 이하 제품이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후지쯔 측은 “노트북 PC 중 가장 경쟁이 치열한 제품은 15인치 제품으로 수요도 가장 많다. 이들은 인텔의 셀러론, AMD의 셈프론을 채용한 모델이 80만∼10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고, 판매자에 따라서는 60만∼70만 원대 제품도 많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라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저가 CPU를 빼고도 인텔의 정책에 의해 다양한 모델들이 저가로 팔리고 있다. 예를 들면 듀얼 코어 CPU 중에서도 저가의 CPU(Off Road CPU)를 채용한 모델은 100만∼12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펜티엄 CPU는 재고처분의 영향으로 100만 원대에 팔리고 있다”며 가격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후지쯔는 셀러론M을 탑재한 제품을 90만 원대에, 펜티엄M을 쓴 제품을 100만 원대에 팔고 있다.
삼성전자는 노트북 시장에서 30%를 웃돌던 점유율(판매대수)이 지난해 4분기 20%대로 떨어지자 값을 낮추고 저가 모델을 잇달아 내놓는 등 30% 탈환에 진력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삼보와 도시바, 후지쯔, 델 등이 출시한 100만 원대 초·중반 제품의 판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삼성전자도 주력 제품을 프리미엄 모델에서 중저가 모델에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5월 삼성전자는 15인치 보급형 노트북인 센스 R45 시리즈를 자사 최초로 99만 원에 출시했다. 셀러론M CPU를 사용한 제품의 가격은 90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 100만 원 이하 제품으로 인기를 끈 삼성전자는 7월 15.4인치 와이드 보급형 노트북 센스 R40을 출시했다. 인텔이 출시한 최신형 CPU인 ‘코어 듀오’를 장착한 R40은 14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 2위를 달리는 LG전자는 1분기에서 전분기 대비 69.2%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삼성전자를 가파르게 추격하고 있다.
LG전자는 시장의 분위기와 달리 고가 제품을 주력 제품으로 계속 밀고 있다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LG전자는 “20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급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분기 24.2%에서 올 1분기 13.9%로 줄어든 반면, LG전자 제품은 지난해 1분기 23.2%에서 29.2%로 올랐다”고 설명하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급인 S1 시리즈를 주력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2004년 12월 에버라텍 모델을 99만 원에 출시하면서 노트북 가격하락을 주도한 삼보컴퓨터는 2005년 1분기만 해도 판매량에서 2위인 LG전자와의 격차가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 5월 법정관리 결정으로 판매량이 2분의 1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예년의 판매량을 회복했으나 2위인 LG전자와의 격차는 두 배로 벌어졌다.
삼보컴퓨터는 지난달 코어 듀오를 장착한 159만 원짜리 에버라텍4300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시장 7위인 소니는 14.1인치에 셀러론을 탑재한 제품(FJ75L/B)을 99만 9000원에, 15.4인치 와이드에 셀러론을 탑재한 제품(FS91L)을 119만 9000원에 팔고 있다.
매장 판매 없이 통신판매만 하는 델 컴퓨터는 중간 마진을 없앤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 초부터 불어닥친 저가형 노트북 물량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0만 원 이하 제품과 110만∼120만 원대 제품군이 주력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판매량이 하락 중이다.
한편 마니아 층에게만 팔리는 고가 제품으로 인식됐던 애플컴퓨터는 인텔 코어 듀오를 탑재하고 13.3인치 와이드 스크린을 장착한 맥북을 6월 15일 출시하면서 저가 노트북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CPU 속도 1.83GHz 제품은 119만 원, 2.0GHz 제품은 139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애플컴퓨터가 인텔 CPU를 달고 저렴한 값에 시장에 나온 것은 고무적이지만 운영체제로 윈도우 대신 맥OS(타이거)를 쓰기 때문에 호환성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아직까지는 마니아 층에 대해서만 공략을 계속하고 있고 시장점유율이 미미하다.
애플 측은 “아이팟 시리즈가 MP3 시장에서 인기를 많이 끌었다고 생각했는데도 국내에서는 10% 안팎으로 알려질 정도로 애플 제품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노트북 시장은 2∼3위 업체와 4위 이하 업체 사이에서 엎치락뒤치락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며 한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삼보컴퓨터와 HP가 3, 4위를 다투고 있고, 소니와 레노버가 7, 8위를 다투고 있다.
2006년 1분기 노트북 판매율 (단위 : 대)
순위 | 1분기 판매량 | 점유율 | |
1 | 삼성 센스 | 94,472 | 29.1% |
2 | LG X노트 | 68,072 | 21.0% |
3 | 삼보 에버라텍 | 36,500 | 11.3% |
4 | HP | 32,586 | 10.1% |
5 | 도시바 | 29,200 | 9.0% |
6 | 후지쯔 | 26,000 | 8.0% |
7 | 소니 | 12,000 | 3.7% |
8 | 레노버 | 11,500 | 3.5% |
9 | 델 | 9,540 | 2.9% |
10 | 아수스 | 3,000 | 0.9% |
기타 | 1,350 | 0.4% |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