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노원구의 한 고깃집서 기자회견…“국민의힘서 가지고 있던 정치적 자산 포기”
이 전 대표는 27일 서울 노원구의 한 고깃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는 잠시 보수정당에 찾아왔던 찰나와도 같은 봄을 영원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반성한다”며 “그들의 권력욕을 상식선에서 대했고 진압하지 못했던 오류를 반성한다. 모든 것이 제 부족한 탓”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과거의 영광과 유산에 미련을 둔 사람은 선명한 미래를 그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탄핵의 상처를 겪은 당원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야 하는 당위적 목표 속에서 때로는 대선 후보를 강하게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젊은 세대가 정치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당내의 시대착오적 관성과 강하게 맞서야 할 필요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영화 ‘서울의 봄’의 배경이 된 1979년 12·12 쿠데타를 거론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난했다. 그는 “과거 정치군인들은 항상 북한의 위협을 강조했다. 놀랍게도 직업군인인 그들은 쿠데타를 위해 전방사단까지 동원하는 등 국가 안보를 최우선에 두지 않았다”며 “대통령과 당대표가 모두 군인인 시대를 겪어내고 이겨낸 우리가 왜 다시 한번 검찰과 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제쳐놓고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검찰 출신인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등 정부·여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미 몇 달 전 책임 있는 사람으로부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등 의 자리도 제안 받은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 전혀 마음이 동의하지 않았다. 오늘 제 선택은 제 개인에 대한 처우, 저에게 가해진 아픈 기억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 저는 고개를 들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현재 정치권의 양당 간 극한 대립 구도를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다 돼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돼야 하나”며 “검투사의 검술을 즐기러 콜로세움으로 가는 발길을 멈추고, 아고라에 오셔서 공동체의 위기를 논의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들에게 성원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도 공식화했다. 그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보편적인 민주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이날까지 윤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으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포했다. 당에 남기 위한 3대 조건으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해병대 채 모 상병 사망 사건 특검 △이태원 참사 유족 면담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정책으로 이공계 인재 육성과 의대 정원 확대 간 모순 해결, 지방대 소멸 위기와 대학 등록금 지원 사이 모순 극복, 저출생에 따른 감군계획 부재 해결,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문항 논란 해결, 국민연금 개혁 등을 제시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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