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신문 DB |
지난 7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당내 후보로 확정되면 500억 규모의 정치인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돈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투명성과 함께 자신의 청렴한 이미지를 강조하겠다는 각오였다. 뿐만 아니라 당 내 대선경선에서 후원금 모금액 및 지출 내역을 공개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8월 29일 공개된 공직자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의 재산은 총 10억 8671만 원이었다. 총선 직전 민주당 예비후보 시절 선관위에 신고한 11억 7657만여 원보다 약 9000만 원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19대 의원 평균 재산액인 18억여 원에 미치지는 않지만 결코 적다고도 할 수 없는 금액이다.
문 후보는 재산 가운데 1억 9786만 원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는데 제주도 한경면에 위치한 600여 만 원의 임야를 제외하면 지난 2008년 대통령 비서실장에서 물러나기 직전 마련한 양산시 매곡동 자택의 대지와 임야, 주차장 등을 합한 금액이다. 문 후보는 이 토지에 본채와 작업실, 사랑채 등 총 3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본채의 경우 1억 3500만 원, 작업실은 4100여만 원으로 신고했고 도로 건너편 별도로 마련돼 있는 사랑채는 현재 불법건축물로 지정돼 있어 재산신고 상에는 누락돼 있다.
현재 문 후보는 서울 구기동 30평형대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 역시 재산신고 상에는 기록돼 있지 않다. 출가한 딸 문다혜 씨(29) 가족의 집이기 때문이다. 현재 다혜 씨는 대선에 출마한 아버지에게 집을 내어준 뒤 양산으로 내려가 생활하고 있다.
그 밖에도 지난 4월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 출마를 위해 마련한 엄궁동 L 아파트에 7000만 원의 전세권을 설정해 놓기도 했는데 시세에 비해 턱없이 싼 금액으로 논란이 있었지만 확인 결과 매월 70만 원씩 별도로 지불하는 반전세 형태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해 <문재인의 운명> 출판기념회. 문재인 후보는 이 책의 지식재산권으로 3억 1677만 원을 별도 신고했다. 일요신문 DB |
다른 후보와 달리 문 후보의 재산 내역 중 눈길을 끈 것은 지식재산권으로 두 권의 책을 별도 신고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출간된 <문재인의 운명>은 3억 1677만 원,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는 595만 원을 신고했다. 하지만 문 후보의 경우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곧바로 대선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3권의 책을 더 출간했고 지난 8월 부인인 김정숙 씨 역시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물론 이 때마다 거둬들이는 출판기념회 수익금은 재산신고 내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선이 끝나고 후원금도 조금씩 쌓이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7월부터 두 개의 후원회를 운영하며21억여 원의 후원금을 모았고 현재 8억 원을 남겨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은 11월 대선후보 등록 직후 선거보조금으로 152억 원을 추가로 받는다.
문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당의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ARS 후원으로 1만 콜(한 통화당 5000원으로 통상 2개월 뒤 정산)이 쏟아지기도 했다”라며 “나머지 대선자금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정치인 펀드 모금도 적극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팍팍 밀긴 어렵다카이~
경남고는 YS 이후 두 번째로, 부산고는 사상 최초로 대통령 만들기라는 점에서 양쪽 총동창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되지만 속사정을 알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각 학교 총동창회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 새누리당 의원들이기 때문. 경남고의 경우 19대 국회에서 8명의 현역 가운데 문 후보와 조경태 의원을 제외한 6명이 새누리당 소속이고 부산고의 경우 4명의 현역 의원이 모두 새누리당 출신이다.
경남고 총동창회 황 아무개 사무총장은 “선거 때마다 선관위에서 1순위로 지켜보는 곳이 동창회 모임 아닌가. 문재인 후보의 민주당 후보 확정은 기쁜 일이지만 동창회 측에서 대대적으로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총동창회 업무를 보고 있는 문 후보의 동기생은 “경남고는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들과의 교류가 훨씬 활발한 게 사실”이라며 “재인이가 학교나 총동창회에 도움을 요청할 성격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 청와대에 있을 당시 동기동창 모임에 일체 참가하지 않아 동창생들에게는 미운 털이 박히기도 했다고 한다.
그에 반해 안 후보가 졸업한 부산고는 좀 더 적극적인 모양새를 취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경남고가 이미 YS라는 대통령을 배출만 만큼 이번에는 부산고에서 대통령을 만들어 보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의기투합되고 있는 것. 부산고 총동창회 한 관계자는 “전면에 나서 선거 운동을 할 수는 없겠지만 부산고 동기동창들이 안철수 후보를 적극적으로 밀어 줄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안 후보의 경우 대인 관계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서울대 재학 시절에도 부산고 모임에 나오는 등 교류가 있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부산고 출신의 한 약사는 “부산고 역시 지역에서 정치권 명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YS를 배출한 경남고에 대한 한이랄까 질투 같은 게 있었다”라며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된다면 부산고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