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단 소신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다시 구설에 올랐다. 일요신문DB |
‘야근 축복론’은 김중수 총재가 지난 14일 인천 인재개발원에서 가진 한은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나왔다. 그는 이날 자신이 한은 총재로 온 뒤 야근이 많아졌다고 직원들이 푸념한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젊었을 때 일을 안 하면 아주 나쁜 습관이 들어서 그 다음에 일을 하나도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야근은 축복이다. 일 못하는 사람들은 야근을 시키지 않는다. 야근을 많이 시켰다는 것은 훌륭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신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비판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내가 와서 발탁한 사람이 신운 조사국장, 유상대 국제국장, 김영배 경제통계국장 등 5명이었다”면서 “그런데 노조가 조사한 인기 상사 투표에서 신운 국장이 1위를 하는 등 1∼5위를 모두 차지했다. 내 인사가 잘못됐다면 그렇게 됐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한은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월화수목금금금’이라 불릴 정도로 주말은 물론 휴가도 제때 못 찾아먹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힘을 빼는 소리라는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야근이 업무효율을 깎아먹는 현상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한국 고용의 현주소-OECD 국가와 주요 고용지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노동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6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가뜩이나 수출 의존도가 높고 내수가 부실한 상황에서 지나친 야근과 특근은 내수 소비 시장 활성화에 나선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반박도 있었다.
한 직장인은 “정치권에서는 야근을 줄이고 일자리를 나눠 실업자를 구제하자고 하고, 한은 총재는 야근은 축복이라고 하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겠다”며 “야근을 해야 할 정도로 업무가 많다면 그만큼 인력이 필요에 못 미친다는 뜻이니 인력을 더 뽑는 것이 조직이나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은 내부에서는 김중수 총재가 발탁했다는 5명은 김중수 총재가 오기 전부터 손꼽히는 인재였다며 노조 투표 결과는 김중수 총재의 인사 스타일과는 상관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준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