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백’ 현대바이오랜드, 실적 부진 속 줄기세포치료제 사업 기대…‘HD현대’ 암크바이오, 신약 개발 염두 행보
#현대바이오랜드, 바이오 원료 제조 역량 갖춰
현대바이오랜드(옛 SK바이오랜드)는 지난 2020년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한 기업이다. 2020년 10월 현대퓨처넷(옛 현대HCN)은 SKC가 보유한 SK바이오랜드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전량(27.94%)을 약 1153억 원에 인수했다. 현재 현대퓨처넷은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퓨처넷은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손자회사다.
바이오 원료 제조 역량을 갖춘 현대바이오랜드는 바이오 소재 사업을 주로 펼친다. 현대바이오랜드 사업은 화장품 원료, 건강기능성 식품 원료, 의약품 원료, 의료기기(바이오메디컬) 사업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화장품 원료 사업 매출 비중이 52.5%로 가장 높다. 건강기능성 식품 원료와 바이오메디컬 사업 비중이 각각 23.9%, 18.1%로 뒤를 잇는다. 의약품 원료 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5.5%다.
현대바이오랜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비전 2030’ 계획과 관련이 깊은 계열사다. 2021년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2030년 매출 4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등 3대 핵심 사업에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 등 신수종 사업을 더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대바이오랜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다른 계열사와 사업적 시너지를 도모하기도 했다. 가령 현대그린푸드가 2021년 출시한 요거트 제품에는 현대바이오랜드의 건강기능식품 원료가 적용됐다.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한섬라이프앤과 화장품 사업에서 협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실적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랜드가 현대백화점그룹의 품에 안긴 뒤 2020~2022년 매출은 889억 원, 1028억 원, 991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88억 원, 106억 원, 90억 원이었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785억 원, 영업이익은 92억 원이다. 이는 2022년 1~3분기(매출 793억 원, 영업이익 112억 원) 대비 매출은 1%, 영업이익은 18% 감소한 액수다.
실제 현대퓨처넷은 현대바이오랜드의 영업권에 2021년과 2022년 연이어 손실을 반영했다. 현대퓨처넷의 영업권 취득원가는 689억 원인데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57억 원과 187억 원의 손상차손이 반영됐다. 2022년 말 기준 영업권은 345억 원이다. 기업은 매년 영업권 손상검사를 실시해 영업을 통한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으면 손상차손을 계상한다. 현대바이오랜드의 주가도 낮아지며 지난해 상반기 현대퓨처넷은 현대바이오랜드의 장부상 기업 가치에 223억 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했다.
줄기세포치료제 등을 앞세운 바이오메디컬 사업이 현대바이오랜드 실적 개선의 키가 될지도 주목된다. 최근 현대바이오랜드는 바이오메디컬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메디포스트는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 적응증에 발목 연골 손상을 추가하는 품목허가 변경 신청을 완료했다. 기존에 카티스템은 무릎 연골결손 치료에 활용돼왔는데 허가가 완료되면 발목 연골 손상에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현대바이오랜드는 해당 제품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갖고 있다.
또 현대바이오랜드는 강스템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주’의 국내 독점 판권도 보유 중이다. 현재 해당 제품은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2025년 국내 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여재천 한국신약연구개발조합 상근이사는 “줄기세포치료제는 새로운 기술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성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바이오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내외 화장품 수요 감소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3분기에는 화장품·바이오메디컬 제품군의 판매 호조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신장했다”며 “다만 건강기능식품 등 신규 사업 추진으로 인해 3분기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현대바이오랜드 측은 소재 경쟁력 기반의 사업들에 집중하며 사업 확장 검토를 해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HD현대 "미래 사업 고민 차원에서 접근"
HD현대그룹 역시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HD현대 자회사 HD현대미래파트너스는 2021년 12월 암크바이오를 설립했다. 앞서 같은 해 7월 HD현대미래파트너스는 메디플러스솔루션을 115억 원에 인수했다. 메디플러스솔루션은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TV에 메디플러스솔루션의 암환자 예후관리 솔루션 서비스를 접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암크바이오는 사업목적에 ‘신약연구 및 개발업’, ‘바이오 신약 관련 연구개발’ 등을 추가하며 신약 개발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였다. 암크(AMC)는 서울아산병원(Asan Medical Center)의 약자로 해석되는데 아직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다. 다만 카카오와 서울아산병원이 의료 빅데이터 전문회사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했기 때문에 이와 연계한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디플러스솔루션은 환자·의료진·간병인이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메디플러스솔루션은 2020~2022년 각각 –24억 원, -32억 원, -47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핵심 사업 외에 지주사 입장에서도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바이오 사업에도 진출한 것”이라며 “다만 아직은 바이오 사업에 확신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다른 대기업과는 달리 발만 담가 놓은 상태”라고 했다.
이와 관련, HD현대 관계자는 “조선해양·에너지·건설기계 등 3대 핵심 사업 외에 미래 사업을 고민해보는 차원”이라며 “하지만 아직 청사진을 밝히기는 이른 상황이다. 긴 호흡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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