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시절 “체념의 땅 아닌 기회의 땅 만들겠다”던 김동연의 약속과 실천 재조명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일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경기동부 SOC 대개발 원년 선포식을 열고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동부 대개발’ 구상에 따르면 경기도는 2040년까지 34조 원 규모의 민관 협력투자로 동부권에 18개 도로와 13개 철도를 건설한다. 또한 상수원 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를 완화해 지역경제 성장과 균형발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부 대개발은 그동안 중첩 규제로 고통받던 경기동부에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이날 진접역에 모인 도민들은 동부 대개발 구상에 반색하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김동연 지사는 15년 전인 2009년 경기도가 제안한 GTX 사업을 언급하며 “당시는 그 제안이 좀 허황되다고 생각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GTX 노선은 6개 노선으로 38조 원이 됐다. 15년 전 우리가 GTX를 제안한 것처럼 15년 후의 경기동부의 변화를 위해 이 자리에서 야심 찬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동부 대개발’이라는 거대한 구상은 김동연의 약속을 재조명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후보 시절 “경기북동부를 규제로 인한 체념의 땅이 아닌 기회의 땅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통망 혁신, 규제 혁신, 미래 신성장 기회특구를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그리고 김동연은 이날 약속을 지켰다. 그는 선거 때만 다급하게 약속하고 당선 이후 공수표를 내미는 정치인들과 달랐다. 김동연은 당시 공약을 뛰어넘는 ‘동부 대개발’이라는 구상을 도민들 앞에 선보였다. “경제부총리 시절도 그랬지만 지사가 된 후에도 제가 한 약속, 제가 한 말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권력과 정치가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취급하는 시대지만 김동연은 도민과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다.
대개발이 진행될 경기동부권은 그동안 경부축 위주의 개발로 인해 행정력·재정력으로부터 소외돼 왔다. 수도권 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에 속하는 가평·남양주·양평·광주·여주·이천·용인 7개 시군은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배출시설 설치제한지역, 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 등 6가지 이상의 중첩규제로 개발을 제한받았다.
이로 인해 도시 개발 규모는 50만㎡, 산업단지는 6만㎡로 규제돼 저개발의 고통뿐만 아니라 난개발과 환경파괴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동부권역의 도로 연장 비율(1평방킬로미터당 도로 연장)은 0.82로 경기도 평균(1.46)의 56%, 경부 축(5.11)의 16% 수준에 불과해 발전과 성장의 저해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까닭에 도는 경기동부권역의 발전과 정비를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규제 완화가 필수 불가결하다고 판단했다. 구상을 통한 투자 규모는 사회간접자본(SOC) 33조 9천억 원이며 민간개발투자 규모는 9조 4천억 원으로, 총투자 규모는 43조 3천억 원에 달한다.
사회간접자본(SOC) 구상을 살펴보면, 2040년까지 △용인~여주 국지도 84호선 연장 등 도로 18개 노선에 16조 2천억 원 △GTX D 등 철도 13개 노선에 17조 7천억 원으로 총 33조 9천억 원이다. 경기도는 이러한 간선교통망을 기반으로 보조간선망 등 세부 교통망이 연쇄적으로 구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규제 완화를 위해서는 경기도 차원에서 골프장·리조트 등 민간개발사업 지원을 위해 도시계획 심의기준을 완화하고 개발지원 상담센터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국가 법령차원에서는 경기동부 자연환경 보존권역의 도시개발사업 50만㎡ 상한을 폐지하고 산업단지 규모 상한은 6만㎡에서 30만㎡로 확대하기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동부권역의 한강수계 수변구역을 도시개발 사업구역에 포함하고 공원으로 계획해 수변을 계획적으로 보존하거나 수변구역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활용성·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강수계법 법령 개정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이러한 규제 완화와 SOC 구상을 통해 민간 개발사업 투자가 활성화되고 역세권 도시 개발, 골프장·리조트 관광 단지개발 등 민간개발사업 투자 규모가 9조 4천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도로·철도 이외에도 기존의 경기둘레길(860㎞), 경기옛길(685㎞), 광역자전거도로(836㎞) 등 감성 기반 시설도 광역 차원에서 더욱 확충하고 시군과 연계해 친환경 관광 활성화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 지역사업가, 지역기획가, 시군 등이 힘을 합해 지역자원을 재해석하고 시그니쳐 스토어 등을 키워나가는 ‘리퀴드폴리탄(유동적이며 유연한 도시)’ 전략으로 지역을 성장 발전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도는 이러한 구상을 오는 6월까지 전문가 자문과 연구용역, 시군 협의 등을 통해 발전시키고 구체화해 7월에 중간 발표한 후, 주민 의견 수렴 등 숙의 과정을 거쳐 올해 말 최종 구상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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