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도서상품권 문화상품권이 된서리를 맞았지만 백화점 상품권은 오히려 판매율이 늘었다고 한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하는 모습. | ||
추석 대목을 앞두고 백화점, 정유사, 제화 업계는 상품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이번 추석 시즌에는 지난해보다 10∼30%의 판매율 신장을 예상하고 있다.
추석맞이 상품권 시장의 최대 강자는 롯데백화점 상품권이다. 업체마다 다소 이견은 있지만 올해 백화점 상품권 시장 규모는 2조 5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중 롯데백화점 상품권이 1조 원, 신세계 상품권이 9000억 원, 현대백화점 상품권이 3500억 원, 기타 삼성프라자, 애경백화점 및 지방 백화점들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롯데백화점은 올 1∼8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실물경기가 좋지 않았음에도 상품권은 올해 1월부터 판매가 잘 되고 있다는 것. 백화점 상품권 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데는 생활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예전 같으면 갈비세트나 과일세트를 받아야 선물이라는 기분이 들었지만 요즘은 집에 웬만한 과일이나 고기는 다 있기 때문에 받는 사람의 활용도가 높은 상품권이 점점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롯데백화점 측은 설명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상품권이 잘 팔리는 배경에는 롯데가 백화점 업계의 독보적인 1위라는 점이 한몫했다. 신세계의 경우는 백화점보다는 할인점인 이마트 규모가 더 크지만 선물용으로는 아무래도 백화점용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추석 30일 전부터 집계되는 수치에서 50만 원짜리 고액권이 지난해 추석 시즌보다 80% 이상 늘었다고 한다. 사실 상품권은 50만 원권보다 10만 원권 5장이 사용하는 데는 더 편리하다. 실제로 10만 원권이 전체 판매량의 90%가 넘을 정도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실용적인 목적과 달리 고급 선물로서는 고액권이 더 선호되고 있는 추세다.
▲ 주유상품권 | ||
할인점이 없는 현대백화점은 백화점만으로는 신세계보다 매장 수가 많다. 백화점용 상품권 판매에는 더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타 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해 올해 전통 민화가 그려지고 포장 형태를 색다르게 한 봉투를 만들어 추석 시즌을 노리고 있다.
그 외 삼성프라자, 애경백화점 등은 매장 수가 많지 않다 보니 상품권 판매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편이다.
한편 정유사들이 만들어 파는 주유상품권도 최근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주유상품권 시장규모는 6000억∼7000억 원으로 제화상품권을 추월할 기미다. 최근 고유가 덕에 선물용으로 인기가 늘고 있고 또 정유사들이 계열사를 이용해 가맹점을 늘리면서 활용도도 넓어지고 있다. 또 백화점 상품권과 마찬가지로 환금성이 좋아 잘 팔린다고 한다.
백화점 상품권이 10만 원권이 주종이고 50만 원짜리 고액권도 있는 반면 주유상품권은 1만, 3만, 5만 원이 주종이다. 최근에는 신용카드 형태로 잔액을 남겨두고 사용하는 상품권도 인기다. 시장점유율은 SK상품권이 60%, GS상품권이 30%, 현대정유와 에쓰오일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 제화상품권 | ||
주유상품권에 대한 백화점의 견제에는 놀이공원 등의 계열사도 가세하고 있다. SK상품권의 경우 놀이공원은 서울랜드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롯데 계열인 롯데월드, 범 삼성계열인 에버랜드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반면 삼성프라자의 삼성상품권은 신세계백화점, 에버랜드, 신라호텔, 제일모직, 휘닉스파크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주유소에선 주유상품권을 살 수 없다는 것. 상품 구매를 유도해 매출을 늘리는 것이 목적인데, 환금성이 좋아 상품판매와 관계없이 결제 수단으로 돌고돌아 본점으로 들어와 버리기도 해서 최근에는 관리를 강화했다고. 때문에 상품권 매출을 무작정 늘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제화상품권은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무래도 활용도가 높은 백화점 상품권에 비해서는 성장률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도서상품권, 문화상품권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제화상품권 인기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7000억 원으로 알려지는데 금강제화 60%, 에스콰이어 30%, 엘칸토가 1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