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내 즉시 전문의 찾아야”...최근 10년 간 뇌졸중 발병률 9.5% 증가
우리나라의 뇌졸중 발생 건수는 2021년 기준으로 남자 60,907건, 여자 48,043건 등 108,950건으로, 10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해 9.5%, 9,412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뇌졸중 발생률은 2021년 212.2건이었고, 이를 성별로 나눠보면 남자 238.0건, 여자 186.6건이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발생률이 높았으며, 80세 이상에서 1,508.4건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가수 방실이 씨 사례처럼 뇌졸중은 30∼39세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27건에 머물다가, 40대 들어서면 거의 2배나 급증했다. 80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뇌졸중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1,508.4건이나 달했다.
이 같은 뇌졸중 수치는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에서 확인됐다. 이번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는 2023년 12월 통계청으로부터 국가통계로 승인받았으며, 건강보험공단의 건강정보 및 사망 원인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2011년부터 2021년까지의 심뇌혈관질환인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의 발생 건수 및 발생률, 치명률을 분석한 자료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뇌졸중 연령표준화 발생률(건/10만 명당)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남자는 2011년 164.1건에서 2021년 127.3건으로 감소했고, 여자는 2011년 149.8건에 2021년 103.2건으로 줄었다.
뇌졸중 1년 치명률은 2021년 19.3%였으며, 남자 17.8%, 여자 21.1%로 여자가 남자보다 3.3%p 높았다. 65세 이상에서 뇌졸중 발생 후 1년 이내 30.6%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연령대로 살펴보면 80세 이상에서 치명률이 35.1%로 가장 높았고, 70∼79세(18.0%), 0∼19세(12.7%) 순으로 높았다. 연도별 추이는 2011년부터 감소하다가 2020년 이후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뇌졸중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졸중은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질환으로, 타 질환보다 건당 의료비가 많이 들고, 생존한 경우에도 오랫동안 후유증으로 심각한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질병 부담이 크다”고 강조했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서(뇌출혈) 뇌에 손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증상은 주로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두통, 어지럼증 등이 동반된다.
몸의 한쪽 팔과 다리에 마비가 오는 반신마비가 뇌졸중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 말을 어눌하게 하거나 말뜻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갑작스럽게 심한 두통이 일어나고, 뇌출혈의 경우에는 망치로 머리를 세게 때리는 듯한 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김수희 과장(신경외과전문의)은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등의 시각장애가 나타나고, 정신이 혼미해지거나 잃는 등의 의식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뇌졸중은 골든타임을 요하는 질환이므로 비슷한 증상을 느끼면 즉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뇌졸중의 진단은 신경학적 검사나 혈액검사와 함께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뇌혈관 조영술 등으로 이뤄진다. CT검사로 출혈 여부를 확인하고, MRI검사에서 뇌졸중의 종류와 범위를 살펴볼 수 있다.
최재영 센터장은 “뇌혈관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중요한 검사인 뇌혈관 조영술은 대퇴동맥이나 요골동맥에 카테터를 삽입해 뇌혈관에 조영제를 주입하고, X선을 이용해 뇌혈관의 형태와 협착, 폐쇄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검사 도중 뇌혈관 협착이나 폐쇄 등을 발견하면 즉시 혈관을 확장하는 시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혈관이 막힌 뇌경색은 혈전을 녹이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하지만, 뇌출혈의 경우 반대로 출혈을 억제하는 약물을 처방하게 된다. 심한 뇌경색의 경우 수술 없이 스텐트 삽입술로 치료 가능하나, 출혈이 심하면 개두수술을 받아야 한다.
온종합병원 뇌신경센터 배효진 과장(신경과전문의)은 “뇌졸중은 치료 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평소 고혈압, 당뇨병, 흡연, 음주 등의 위험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뇌졸중의 재발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국립보건연구원을 통해 기존에 임상진단을 위해 활용되고 있는 심혈관질환 위험도 예측 방법을 개선해 임상위험도에 유전자정보를 더한 새로운 한국인 맞춤형 심혈관질환 위험도 예측 연구 결과를 전문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제니틱스’에 게재하는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심뇌혈관질환을 비롯한 많은 만성질환의 조기 진단 및 맞춤형 치료에 주력하며 심뇌혈관 질환의 예방시대를 열고 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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