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사이드 “가망 없다”며 철수… 전문가 “20%로도 해 볼만…정상적인 탐사 과정 일부”
#“가망없다”며 손 뗀 우드사이드…“새로운 데이터 있다”는 액트지오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탐사컨설팅 업체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동해 심해 가스전의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보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2023년 2월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에 동해 해저분지의 자원 매장 가능성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액트지오는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친 지역에 최소 35억배럴에서 최대 140억배럴의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액트지오의 평가대로라면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다
석유공사는 이미 지난달 노르웨이 시추 기업인 시드릴사와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사용 계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오는 12월부터 약 40일간 심해에 시추구멍을 뚫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액트지오에 예상한 시추 성공률은 20%다.
다만 시추 성공 가능성과 경제성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물리탐사 데이터가 실제 시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윤경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매장량이 어느 정도 확인된다 하더라도 광구 지반이 튼튼하지 않다거나 품질이 좋지 않을 경우 상업 개발의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액트지오의 분석에 앞서 석유공사와 영일만 심해 탐사 및 분석 작업을 했던 호주 최대의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의 경우 2023년 1월 영일만 탐사 작업이 “더 이상 가망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업을 접은 바 있다. 우드사이드는 2007년부터 석유공사와 함께 영일만 일대 지역인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지역을 탐사해온 곳이다. 2019년 4월 9일 한국석유공사와 맺은 계약에 따라 영일만 일대 탐사에 따른 조광권(해저광구에서 해저광물을 탐사·채취 및 취득하는 권리) 지분 50%를 확보하기까지 했으나 2022년 하반기 사업을 중단하고 2023년 1월 국내에서 철수했다.
이후 석유공사는 액트지오를 새로운 분석 용역 업체로 선정했다. 2023년 2월 그간의 자료를 바탕으로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 넘겨진 자료들은 우드사이드 당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자료를 두고 다른 해석이 나오면서 액트지오의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석유공사 관계자는 “우드사이드 철수 이후 추가로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액트지오에 분석을 맡겨 새로운 결론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드사이드의 경우 시추 추진의 전단계인 유망구조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철수했다는 것이다.
아브레우 박사 역시 입국 당시 인터뷰에서 “석유공사로부터 조사된 광구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의뢰받았다”며 “우리가 검토한 것은 아직까지 깊이 있게 분석된 적이 없고, 공개된 적 없는 새로운 자료들”이라고 설명했다.
#아브레우가 말하는 ‘새로운 자료’는?
전문가는 아브레우 박사가 말하는 ‘새로운 자료’는 탄성파 자료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근상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3차원 정밀 탐사를 하면 2차원에서 발견 못 했던 구조들이 발견될 수도 있다”며 “(액트지오가) 새롭게 탄성파 자료를 해석한 이후에 결과를 바탕으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석유 시추 작업은 △지표 지질조사 △탄성파 탐사 △탐사 시추 △경제성 평가 △원유 생산 등 크게 5단계로 나눠지는데 현재는 물리탐사인 탄성파 탐사 단계까지 이른 상태다.
한편 우드사이드가 사업을 철수한 것에 대해 이 교수는 “얼마 정도의 리크스를 회사가 감당할 건지 아니면 어떤 지역에 집중 투자할 것인지 하는 건 회사의 기본적인 경영 방침”이라며 “발견 가능성도 문제가 되겠지만 아마 회사의 경영 방침과 더 관련이 깊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는 지금이 석유 개발의 긴 단계에서 탐사 개발 생산의 긴 단계에서 물리탐사의 마지막 부분, 그러니까 유망 구조를 도출한 그런 단계이기 때문에 너무 과도하게 숫자에 집착하거나 지나친 억측으로 폄하할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20%의 확률이 어느 정도의 안전성이 있는 확률이냐’는 질문에는 “그 정도의 값이면 시추를 해볼 만한 숫자”라며 “지금 시추를 하는 과정이 정상적인 석유 탐사 과정의 일부로 너무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억측을 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석유공사는 오는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브레우 박사가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동해 심해 시추 탐사에 대한 질문을 받을 계획이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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