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책임 지고 사퇴한 지 73일 만에 재등장…“특별감찰관·제2부속실 즉시 설치 요구할 것“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심 끝에 오랫동안 정치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꿨다”며 “총선 내내 진심을 다해 외친, 민심에 반응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의힘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으로 진짜 책임을 다하려 한다”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후)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 할 골든타임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국민의 요구에 묵묵부답,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을 보여드렸다”며 “국민들께서는 심판받은 사람들이 맞느냐, 심지어 이긴 사람들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말씀까지 하신다”고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년간 당이 정부의 정책 방향 혹은 정무적 결정에 대해 합리적 비판이나 수정 제안을 해야 할 때 그런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 줄곧 문제로 지적된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해 반성했다. 이어 “당이 정부와 충실히 협력하지만, 꼭 필요할 땐 합리적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 기준은 오로지 ‘민심’과 ‘국민 눈높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은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 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며 △당정관계의 수평적 재정립과 실용적 쇄신 △보수정치 재건과 혁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 주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밖에도 △원외 정치인 현장사무실 개설 허용 △불체포특권 포기·출판 기념물 정치자금 수수 금지·금고형 이상 세비 반납 등 총선 정치개혁 공약 이행 △여의도연구원 싱크탱크 기능 강화 △저출산·지방 소멸·연금 개혁 비전 제시 등을 약속했다.
한 전 위원장은 “우리 지지자들께서는 국민의힘이 소수당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지리멸렬하고 끌려다닐까 걱정하신다”며 “제가 이 난국을 타개하는 구심점이 되겠다. 야당과도 자주 만나 논쟁하고 설득하겠다. 국민을 위해 설득당해야 할 사안이라면 기꺼이 설득당하기도 하겠다. 이제 상대당이 못하기만을 바라는 정치, 상대가 못해서 운 좋게 이기려 하는 어부지리 정치에서 저부터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에서 재추진 중인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특검법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채 상병 특검과 관련해 국민이 갖고 계신 의구심을 풀어드려야 한다. 국민 의구심을 풀어드릴 여러 번의 기회를 아쉽게 실기했다”며 “이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라 생각한다. 민심을 거스를 순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은 “선수(야당)가 심판(특검)을 고르는 경기라 진실규명을 할 수 없다. 그런 특검(민주당 추진 중인 특검)으로는 진실을 규명할 수 없다”며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대법원장 같은 제3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도이치모터스 의혹 관련 사안은 이미 항소심 판결이 임박한 상황이고, 가방 사안은 사실 관계가 대부분 나왔고 법리 판단만 남은 단계로 지금 단계에서 특검을 도입할 문제는 아니다”며 “검찰 수사를 봐서 하더라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은 “집권여당과 정부가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야 한다”며 “제가 대표가 되면 특별감찰관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적극 추천하고, 투명성을 재고하기 위해 ‘제2부속실’을 즉시 설치하자고 강력히 요구드리겠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27년 3월 차기 대선 출마 의향을 묻자 “그렇게 3년 뒤를 생각했다면 지금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생각하지 않는다. 저는 지금 상황에서 제가 나서는게 당에, 우리 진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냐, 아니냐 그것만 생각했다”고 답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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