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 정보 유출 의혹...아이들 안전은 외면, 돈벌이 대상으로 전락했나
아이들 등하교 안전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차장이 협소해 길가에서 승하차가 이뤄지고, 이는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어린이 사망사고도 주차장 협소로 인한 인재로, 어린이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가평군은 어린이집 매입을 위해 약 13억 원을 투입했다. "공공보육 수요를 충족시키고 질 높은 보육서비스 제공을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 안전문제는 충분한 고려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며 추진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십수억 투입 어린이집 매입...아이들 안전 도마에
가평군의회 김종성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가평군 행정사무 감사에서 청평면 소재 새나래어린이집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통큰어린이집(청평면 청평리 656-10번지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으나, 등하교 안전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라며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한 매입 결정이었는지 질문했다.
답변에 나선 행정복지과장은 “안전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안전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본지와 만난 또 다른 군 관계자는 “현재 청평새나래어린이집 어린이보호구역에는 어린이승하차 구역이 설치되어 있어 일정 시간 주정차가 가능하고, 안전사고 대비 과속단속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라며 등하교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했다.
또, “안전 강화와 등하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교통과에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전반적 시설개선을 요청한 상태이며, 지속적으로 관련 부서 간 협업을 통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가평군은 지난해까지 청평면에 군립 새나래어린이집을 운영 중이었다. 이후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2023년 11월 15일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었던 ‘통큰어린이집’을 매입했다.
군은 매입을 위해 2023년 8월, 예산을 편성해 청평면 청평리 656-10번지의 ‘통큰어린이집’을 11억 8천여만원에 인수했다.
가평군이 민간어린이집 매입을 추진한 것은 2022년 10월경이다. 당시 군은 공공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정부 지원을 요청했고, 보육정책위원회를 통해 청평면 소재 ‘통큰어린이집’ 매입을 결정했다.
#토지 분할로 사라진 주차장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가평군 매입이 논의되던 시점인 2023년 1월 무렵, ‘통큰어린이집’은 기존 토지(1523㎡=약 460평)를 3개의 필지로 분할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후 보육 시설이 있는 656-10번지는 656-65(660㎡), 656-66(200㎡)으로 쪼개져 663㎡(약 200평)로 줄어들었다. 당시 가평군은 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1,371,552,000원을 예산으로 책정했기 때문에 만약 ‘통큰어린이집’의 토지 분할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매입은 불가능했다. 이에대해 군 관계자는 “분할과 상관없이 예산의 규모 안에서 매입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주장한다.
하지만 본지와 만난 지역 주민 A 씨는“토지가 분할돼 주차장을 사용하기 어려워졌고, 아이들 등하교 안전은 검토하지 않은 채 예산에 따라 짜 맞춰진 것처럼 매입이 이뤄졌다.”라고 매입과정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또, 유력인사 개입설도 주장했다. 서태원 군수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C 씨를 지목하며, “어린이집 매입 관여와 금전거래가 있었다.”라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A 씨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파악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행정사무 감사에서 양재성 군의원이 ‘통큰어린이집’ 매입을 두고 “운영이 좀 어렵다고 요구를 하면 지금 우리 담당과에서는 검토하셔서 매입을 다른 어린이집도 해 주시나요?”라는 질의를 할 만큼 통큰어린이집 매입은 예외적으로 진행됐다.
앞서 통큰어린이집은 수년 동안 경영난을 호소하며 매입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군은 예산 등의 이유로 매입을 결정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서태원 군수 임기가 시작된 후 두 달여만인 지난 2022년 9월, 군은 매입을 추진했다. 그리고 한 달 후인 10월 정부에 ‘2023년 어린이집 확충 사업’안을 제출했다.
A 씨는 어린이집 매입 결정 과정에서 기존 청평새나래어린이집 원장은 물론, 관계자 누구도 모르게 진행된 사실을 들어 "수상한 매입"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군 관계자도 “매입에 대해 원장 등 어린이집 관계자 누구와도 협의한 사실 없다.”라고 인정한다.
#폐쇄 예정 어린이집 공사비 2천여만원 지출...누가 결정?
가평군이 어린이집 확충에 나선 배경에는 기존 새나래어린이집의 노후화와 진입로 민원 문제도 한 원인으로 파악된다. 군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20년 새나래어린이집 증축 및 시설 공사 비용으로 2억 3천여만 원을 지출하는 등 이전부터 개선에 힘써왔다.
지난해 6월 15일에는 2천여만 원을 들여 대체진입로 개설공사 진행에 나섰다. 그런데 기존 어린이집 대체진입로 공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6월은 통큰어린이집 매입이 결정된 이후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던 시기다.
해당 부서는 ‘통큰어린이집’을 매입과 리모델링 공사, 그리고 기존 새나래어린이집 진입로 개설공사를 동시에 시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는 대목이다.
#금전적 이익 목적이었나
현재 가평군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해 14억원 가량 지출했다. 그런데 매입 과정은 물론, 안전성 확보도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가평군의회에서는 아이들 등하교 안전성 문제를 들어 기존 통큰어린이집에서 분할된 토지를 매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었다. 그런데 답변에 나선 행복돌봄과장은 “먼저 그 주차장은 그분들이 운영하던 부지이기 때문에 진·출입이 가능했다.”라는 말과 함께 “자기의 재산권 행사 등을 들고 있어 이용이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는 어린이집 매각이 아이들을 위함이 아닌 운영진의 경영난 타개와 금전적 이익을 위해서라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가평군은 어린이집 학충 사업을 추진하며 “질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가평군 의지와 다르게 어른들 욕심으로 시작된 사업이 아닐지 살펴볼 대목이다. 한편, 본지는 통큰어린이집 매입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해 추가 취재에 나설 계획이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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