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한국어는 ‘와줘서 고맙습니다’”
숀 앤더슨은 지난해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바 있다. 2023시즌 KIA에서 14경기 4승7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한 뒤 그 해 7월 방출됐다.
고우석을 밀어내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게 된 KBO리그 출신, 숀 앤더슨은 6월 15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가 2이닝 10피안타 1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지며 팀의 1-8 패배를 막지 못했다. 2019년 8월 8일 이후 약 5년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두 번째 등판에서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숀 앤더슨은 2경기서 5⅓이닝 동안 무려 17개의 안타를 맞았고 9자책을 기록한 다음 6월 24일 고우석이 있는 트리플 A 팀 잭슨빌 점보 슈림프로 내려갔다.
7월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 A 팀인 샬럿 나이츠와의 원정 경기에 동행한 숀 앤더슨은 한국 기자를 보자마자 “안녕하세요”라고 반갑게 인사하며 자신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마이애미 트리플 A 팀에서 고우석을 만나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나는 그가 LG에서 피칭하는 걸 정확히 기억한다. 한국어를 좋아해서 고우석과 서툴지만 한국어로 대화하는 걸 즐기는 편이다.”
숀 앤더슨은 지금도 KIA 선수들과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는 말도 덧붙였다.
“KIA 선수들과 SNS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이의리, 정해영, 곽도규 등과 연락하고 나를 도운 통역사, 팬들 모두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숀 앤더슨은 한국의 야구장 문화를 그리워했다. 중요한 상황에선 모든 팬들이 일어나 한목소리로 응원가를 부르고, 선수한테 구호로 힘을 실어주는 열정적인 모습에 큰 놀라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어가 ‘와줘서 고맙습니다’란 말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산낙지다. 그걸 선수들과 자주 먹었다. 선수들이 내게 어떻게 한국어를 읽는지, 한국어 문장이 무슨 뜻인지를 알려줬다. 나의 한국어 발음이 좋진 않겠지만 난 한국 문화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숀 앤더슨은 한국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경험이 너무 좋았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훌륭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한국 경험 덕분에 미국에서 고우석을 만난 걸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KIA와 LG에서 선발투수와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투수들이 올 시즌 마이애미 말린스 트리플 A 팀에서 함께 뛰고 있다는 사실이 여간 신기한 게 아니다. 그들은 동료이자 빅리그를 향한 건강한 경쟁자들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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