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AI·IT 계속 질주, 암호화폐 규제 완화 예상…관세 폭탄 등 자국 우선주의 심화 시 미국 공략 부담
트럼프 후보는 이미 공약집 ‘아젠다47(Agenda47)’을 통해 주요 정책 공약을 제시했다. 트럼프는 재임 중 공약 이행을 가장 많이 한 대통령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당선 시 각 분야별 영향을 미리 읽어내기 쉽다는 뜻이다. 과격한 정책이라는 ‘위험(Risk)’은 있지만, 어떤 정책이 펼쳐질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Uncertainty)’은 적다는 뜻이다. 시장은 후자를 싫어한다.
#트럼프 당선 시 기회들
과거 재임기간 러시아와 관계가 나쁘지 않았던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자신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의 무기와 자금 지원이 끊기면 우크라이나는 전쟁 수행 능력을 사실상 잃게 된다. 서방국 대부분 재정이 어렵다. 휴전이나 종전을 반대할 이유가 적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글로벌 경제시스템에 복귀하면 물가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화석연료 감축 정책을 폐지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겠다는 의지도 분명하다. 금리와 물가가 하락하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값이 싸지면 수요가 늘어나는 에너지주와 금융주의 수혜가 점쳐지는 이유다. 에너지 가격을 내리는 데 중요한 원자력 발전 확대도 옹호할 가능성이 크다.
방산도 수혜 부문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도 각국의 방산 수요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트럼프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서 지출하는 방위비를 줄일 방침이다.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방위를 의존해왔던 유럽 국가들의 자체 무장 강화 요인이다.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줄이면 각국의 군비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부문의 질주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자신이 IT 서비스의 열렬한 이용자다. IT 기업엔 치명적인 규제 강화에도 부정적이다. 가상자산 규제도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모금행사에서 ‘암호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을 자칭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다.
#트럼프가 몰고올 먹구름
코로나19 보조금 지급에 이어 금리까지 오르면서 최근 미국의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충분한 세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빚으로 빚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뿐 아니라 공화당의 전통적인 정책방향은 세수에 부정적인 ‘감세(Tax cut)’다. 트럼프가 정책금리를 낮춰도 재정부담 탓에 시장금리는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후보는 관세를 최대 60%까지 높일 방침이다. 이민을 막겠다는 입장도 분명하다. 관세를 높이면 재정수입은 늘지만 물가에 부담이다. 이민을 통한 저가 노동력 공급이 줄면 인건비가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소비 비중이 큰 미국 경제에 부담 요인이다. 비용효율까지 확보하려면 생산성 혁신이 필요하지만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그리 높지 않다.
바이든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재정 지원을 줄이는 접근이 예상된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일찌감치 트럼프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전기차 투자는 진행 중이다. 해외 업체 지원은 줄이되 미국 업체 지원은 강화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자국 우선주의가 뚜렷한 트럼프의 정책이 펼쳐지면 미국 외 다른 나라들은 곤란해질 가능성이 크다. 관세와 규제로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 시장 접근은 어려워지겠지만 글로벌 자금의 ‘블랙홀’이 된 뉴욕 증시의 흡입력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중국과 이란에 대한 강경한 대응은 대중국 무역과 대중동 원유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부정적이다.
#또다른 변수들…의회 선거와 트럼프 낙선
미국은 대통령 선거와 함께 하원 전원(435석), 상원 3분의 1(33~34명)도 뽑는다. 미국은 의회 권한도 상당하다.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과반을 얻지(Wave) 못하면 어느 정당이든 법안 통과가 쉽지 않다.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중 한쪽에서라도 과반을 확보한다면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펼칠 수 있는 정책이 제한적이다. 행정명령이 남발될 가능성도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베팅 사이트에서 트럼프 당선 확률 65%, 바이든 24%로 총격사건 이후 갭이 38%포인트(p)에서 41%p로 확대됐다”며 “특히 레드 웨이브(공화당 바람) 확률이 50%, 블루 웨이브(민주당 물결) 확률은 15%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낙선할 경우 공화당 성향의 주 중심으로 상당한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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