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찰과 채널A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사고 당시 차 씨 신발을 감식한 결과, 신발 밑창에서 가속페달 흔적이 뚜렷하게 남은 것으로 확인했다. 브레이크 페달 자국은 확인되지 않았다.
페달을 아무리 세게 밟아도 신발 밑창에 자국이 쉽게 남지 않는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세게 밟은 상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강한 충격이 순간적으로 가해지기 때문에 마찰이 생겨 흔적이 남을 수 있다.
앞서 15일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사고기록장치(EDR) 외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고 밝혔다. 차 씨는 자동차 결함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결정적 증거가 국과수 감식 결과에서 나왔다는 의미다.
국과수는 또 사고 당시 차량 속도가 시속 100km 이상 올라간 사실도 확인했다. 이런 내용을 토대로 경찰은 사고 원인을 운전자 과실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차 씨가 자신의 운전 실력을 과신해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분석이 있다. 그가 실수로 진입했다는 웨스틴조선호텔 앞 4차선 도로는 직선 구간이 145m에 불과하다. 길지 않은 거리다 보니, 차라리 속력을 높여 빠르게 도로를 빠져나가려 시도했을 가능성이다. 실제 차 씨가 마주 오는 차량과 가드레일 등과 충돌한 지점은 큰 길을 코앞에 둔 끝 구간이었다. (관련기사 운전 실력 과신해 액셀 밟았나…‘시청역 역주행’ 피의자 구속영장 앞과 뒤)
검찰은 26일 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를 받는 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