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과 국민의힘, 국회 사무처 사무실 재배정으로 갈등…국힘 “한 대표 ‘모두 양보’ 지시로 조만간 당대표실 이전”, 혁신당 “전당대회 핑계 대다 끝나고도 버텨 의지 없었다”
조국 대표는 3일 자신의 SNS에 “한동훈 대표가 사무공간의 ‘양보’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한 대표를 통 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애잔하다”며 “지난 6월 27일 국회사무처가 조국혁신당 사무공간으로 배치했음에도 국민의힘이 점거하고 내주지 않아 조국혁신당이 계속 항의했었다”고 밝혔다.
앞서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지난 2일 공지를 통해 “국민의힘은 조만간 국회 본관 대표실을 이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전 이유에 대해 “한동훈 대표는 국회 본관 대표실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국회 사무처가 불편하지 않게 모두 양보해주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조국 대표가 해당 공간은 한 달여 전부터 조국혁신당에 이미 배정된 것이었다고 직접 반박하고 나선 것.
당초 국회 사무처는 조국혁신당에 국회 본관 2층 219·223~224호를 사무실로 배정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은 의석수에 비해 공간이 부족하단 점, 원내 정당 중 유일하게 사무공간이 떨어져있다는 점 등을 들어 재배정을 요구했다. 이에 국회 사무처가 지난 6월 27일 비교섭단체 등 사무실 재배정 통보 공문을 통해 국회 본관 223~225호 사무실을 재배정했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기존에 224~225호를 당대표실과 대표 비서실로 사용해왔단 것이다. 국회 사무처의 재배정대로라면 국민의힘은 두 호실을 비워줘야 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한 달이 넘도록 국회 사무처의 사무실 재배정에 응하지 않고 버텨왔던 것.
국민의힘은 그동안 전당대회를 이유로 본관 사무실 이전을 늦춰온 것으로 파악된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황우여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7월 23일 전당대회 이후 새 대표가 선출되면 방을 비울 것이라 약속했다. 조국 대표를 예방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런 사정을 듣고 ‘여당이 그러면 안 된다. 조국혁신당의 불편이 없도록 국민의힘에 얘기해 풀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당대회가 끝나길 기다렸다. 한동훈 새 대표가 현안 및 업무 파악할 시간도 드렸다”며 “그런데 최근 국민의힘은 그 공간에 ‘국민의힘 대표 비서실’ 명패를 붙였다. 조국혁신당에 내어줄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 등에 알려진 것과 달리 한동훈 대표나 국민의힘이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고 본 것.
이에 조국혁신당은 앞서 지난 2일 사무실 앞에 ‘국민과 함께 단호하게 싸우겠다’는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며, 국회 사무처의 사무실 재배정 공문도 함께 붙여 일종의 유치권 행사에 나섰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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