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드라마를 살리는 힘은 ‘출생의 비밀’에 있다. 막장 논란에 휘말리곤 하는 한계가 있지만 드라마가 화제를 양산하고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서 ‘출생의 비밀’만큼 검증된 카드는 드물다.
SBS 주말 드라마 <다섯손가락> 역시 마찬가지다. 드라마 첫 방송 전부터 티아라의 은정 강제 하차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다섯손가락>은 좀처럼 시청률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 드라마 외적인 문제들로 그나마 주목받았던 <다섯손가락>은 극 막바지에 드러난 출생의 비밀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켰다.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반전이었던 터라 더욱 그렇다.
<다섯손가락>은 영랑(채시라 분)과 천재 피아니스트인 아들 지호(주지훈 분)와 인하(지창욱 분)를 둘러싼 이야기였다. 영랑은 친아들 인하를 위해 남편 만세(조민기 분)를 죽음에 몰아넣기도 했다. 만세가 밖에서 낳아 온 지호를 후계자로 키우려 하는 유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이후 영랑은 지독하게 지호를 괴롭혀 왔다.
그렇지만 지호에 대한 숨겨진 진실은 영랑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충격에 빠트렸다. 지호가 바로 영랑과 정욱(전노민 분)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었던 것. 결국 만세는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정욱을 잊지 못하는 영랑에 대한 복수로 지호를 자신의 아이라며 집에 데려왔던 것이었다. 만세의 의도대로 영랑은 친아들 지호를 지독하게 괴롭혀 왔다.
30부작 드라마인 <다섯손가락>은 종영까지 4회가 남아 있다. 아직까진 시청률 급등까지 연결되진 않았다. 11일 방송된 <다섯손가락> 26회의 시청률은 13.5%(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 전국 기준)로 동일시간대 드라마인 MBC <메이퀸>(18%)에 밀리고 있는 것. 그렇지만 드라마의 결말을 두고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종영을 앞두고 시청률 급증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섯손가락> 제작진은 대본 함구령을 내려놓은 상태다. 최고의 반전 카드였던 지호의 출생 비밀이 밝혀졌지만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자칫 대본이 유출되면 드라마의 힘이 빠질 수 있다. 또한 드라마 <아내의유혹>을 통해 반전에 반전을 보여준 김순옥 작가가 숨겨둔 또 다른 반전이 새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막바지에 이른 <다섯손가락>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