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푸바오 팬 넘어 대중 공감 작품 만들고 싶었다”…추석 노린 9월 극장가 흥행 다크호스
지난 8일 '안녕, 할부지'의 제작보고회가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강바오'라는 애칭을 가진 푸바오의 '할부지', 강철원 에버랜드 주키퍼가 참석했다. 강철원 주키퍼는 푸바오의 엄마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를 비롯해 푸바오의 쌍둥이 여동생들인 루이바오, 후이바오까지 이른바 '바오 패밀리'의 사육을 담당하고 있는 경력 35년차 베테랑 사육사다.
강철원 주키퍼는 "푸바오에 대한 책도 쓰고, 유튜브도 하고, 방송도 해 봤지만 영화를 찍는다고 할 땐 낯설고 가능한 일이겠냐는 생각을 했다"며 "(그때가) 푸바오가 중국에 갈 날이 4~5개월 남았을 때였다. 이미 많은 사람이 다 푸바오를 아는데 영화로 얼마나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 그렇게 설레기도 하고, 걱정했는데 제작발표회까지 한다는 게 믿기지 않고 감동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 주키퍼는 2016년 한국에 온 암컷 판다 아이바오와 수컷 판다 러바오의 자연 번식을 성공시켜 2020년 7월 20일,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아기 판다 푸바오를 품에 안았다.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의 이름 복보(福寶·중국어: 푸바오)처럼 푸바오는 1354일 동안 주키퍼들은 물론 에버랜드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전해줬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재난으로 삶에 지쳐가던 국민들에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 판다 푸바오와 강철원 주키퍼를 비롯한 사육사들이 보여준 감동적인 서사는 메마른 가슴에 단비처럼 스며들었다.
강 주키퍼는 "푸바오가 태어난 것은 제게 세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이었다. 푸바오가 태어나 울음소리를 들었을 땐 가슴이 먹먹하고 터질 것 같았다"며 "그 이후로 저도 주키퍼로서 생활이 달라졌다. 오로지 푸바오의 안전에만 신경을 썼다"고 추억했다.
한 마리의 동물이 탄생부터 이별까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그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은 푸바오가 최초다. 특히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는 날에는 수많은 인파가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몰려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고작 동물원 동물에게 저렇게 열광하는 건 기괴하게 느껴진다"며 비웃기도 했지만 이 현상은 단순한 '동물원 스타 마케팅의 성공' 아닌 '신드롬'으로 여겨질 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많은 이의 사랑을 받은 푸바오에 대해 강 주키퍼는 "푸바오가 유명해진 이유를 생각하자면, 어려웠던 시기 푸바오가 태어나 힘든 분들이 위로받고 희망을 얻었다는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다. 제 진심에 동참해 (사람들과) 함께 육아했고 지금도 그게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그분들의 사랑이 이어지고, 영화까지 나왔다. 그분들에게도 새로운 세상이 열리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유튜브 에버랜드 공식채널이나 주토피아 소속 주키퍼들이 출연하는 채널 '말하는 동물원 뿌빠TV', '전지적 할부지 시점' '판다와쏭' 등을 통해 푸바오의 영상을 접할 수 있었지만, 이번 '안녕, 할부지'가 펼쳐 보일 이야기는 푸바오와 함께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도 조명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특히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기 3개월 전 이야기부터 지난 4월 3일 중국으로 향하는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는 생후 48개월 이전에 짝을 찾아 중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 협약'에 따른 이별이었기에 모두 이날이 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눈앞에 두고는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감정의 변화를 오롯이 보여준다.
'안녕, 할부지'의 메가폰을 잡은 심형준 감독은 "많은 매체들을 통해 이미 큰 사랑을 받은 푸바오와 바오 패밀리였기에 '나는 여기서 뭘 보여줘야 하는가'라는 입장에서 다큐멘터리적 접근이 필요했다. 대중이 본 것은 예능적인 접근이 큰 반면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영화 장르상 그런 이야기에 좀 더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고 생각했다"며 "이때까지 많은 매체에서 보여왔던 주키퍼님들의 이야기도 재미있고 사랑스럽지만, 영화를 통해 그들의 깊숙한 내면과 감정적인 것들을 내가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푸바오는 국내뿐 아니라 판다의 고향 중국에도 든든한 팬덤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판다 팬들은 혹시라도 현재 푸바오가 머물고 있는 중국 쓰촨성 선슈핑 판다보호연구기지에서 홀대받을 것을 염려해 자발적인 '감시'에 나설 만큼 열성적이며, 국내 팬들과 소통을 통해 꾸준히 푸바오의 중국 생활을 전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이번 '안녕, 할부지'의 개봉은 중국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 판다 팬덤도 강철원 주키퍼를 '강 할아버지' '강바오'(강 씨+바오 패밀리)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높은 호감도를 보여온 데다, 그와 푸바오의 마지막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첫 영화라는 점에서 '안녕, 할부지'는 개봉 전 중국 팬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중국 정식 개봉이나 공개 일자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호평을 기대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밑바탕이 깔려 있는 셈이다.
올 추석을 노린 9월 극장가에 선보이는 특별한 '온가족 전용 영화'라는 점도 '안녕, 할부지'의 깜짝 흥행을 기대케 한다. 동물과 사람의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그리다 보니 기승전결의 뚜렷한 서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그렇기에 더욱 사실적인 감동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심 감독은 '안녕, 할부지'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푸바오 팬들 외에도 대중이 공감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푸바오와 바오 패밀리의 예쁜 모습이 나오고, 주키퍼들의 이야기는 나중에 집중된다. 이별에 대한 이들의 심정에서 나오는 감정이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온 스태프가 울고 웃으며 어메이징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담았다. 혹여나 '나는 푸덕이(푸바오의 팬을 가리키는 말)가 아니야'라고 하더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 그들의 매력에 푹 빠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영원한 아기 판다' 푸바오와 바오 패밀리, 에버랜드 주키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안녕, 할부지'는 오는 9월 4일 개봉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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