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양국은 1974년 이곳에 대한 공동개발 협정을 체결, 1978년 발효시켜 ‘한일공동개발구역(JDZ)’이란 공식 명칭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협정 기한이 50년으로 설정됐는데 만기를 3년 앞두고 어느 한 쪽이 조약 종료를 통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때가 오는 2025년 6월이다.
공동개발협정이 종료되면 양국이 다시 해양경계를 획정하기 위한 의제가 부상할 수 있는데 우리의 상황이 매우 불리한 상태인 것으로 진단된다. 협정 체결 당시에는 ‘대륙붕 연장론’에 따라 한국이 이곳에 대해 상당한 관할권을 주장할 수 있었지만 1980년대 들어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중간선 기준’을 적용하면 제7광구 면적의 90%가 일본 영역, 10%만 한국 영역에 놓인다. 일본이 이를 근거로 제7광구에 대한 실제적 관할권을 탐해 내년 6월 협정종료를 선언하고 새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창건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내년 4~5월쯤 되면 한국에서도 꽤 난리법석이 시작될 것인데 그때 일본은 이미 준비가 다 돼 있는 상태일 것”이라며 “제7광구를 한국이 원하는 대로 절반씩 분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제2의 전략적 대안을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같은 달 KBS라디오에 출연해 “내년 6월이면 일본이 한일 공동개발협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릴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일본이 제7광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동해안에 기대를 갖고 시추하는 것도 좋은데 대통령께서 제7광구 문제 해결에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1일 ‘일요신문i’에 “제7광구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비와 준비에 다소 아쉬움이 있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들여다보고 유관기관이 긴밀하게 해당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중국이 제7광구를 노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윤 의원은 “중국은 동중국해에 있는 제7광구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뻗어나간 대륙붕 영역이라는 주장을 펴왔고, 만약 한일 공동개발협정이 종료되면 제7광구 대부분을 일본이 가져가고 나머지를 중국이 차지하려 끼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제7광구가 한‧중‧일 3국의 각축장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일본을 설득하는 등 외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4월 발간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체제 종료 대비방안’ 보고서에서 “가장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2025년 6월 이후 일본이 제7광구 공동개발협정 종료 통지를 한 뒤 제7광구의 경계를 한국을 배제한 채 중국·일본 간 획정하는 것”이라며 “한일 공동개발협정이 중국의 JDZ(해역) 내 탐사·개발을 사실상 억지하는 효과가 있었는데, 협정이 종료되면 중국이 해당 구역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건 의원은 “협정이 종료된다고 해서 우리 측의 (권리구역) 주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측 주장과 일본 측 주장이 중첩되는 부분이 그대로 있는 것이지, 협정이 종료된다고 그 해역이 모두 일본 것이 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 조바심을 내면 우리 측 협상 입지만 약화될 수 있다”며 “현재 우리가 이 사안을 어떻게 챙기며 협의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외부나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불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국제법률국 관계자는 통화에서 “외교부는 다양한 층위에서 각종 접촉 계기를 통해 일본과 소통을 하면서 산업부 등 관련 부처나 학계‧연구원들과 긴밀히 소통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가 있는 협상이다 보니 상세히 모든 내용을 외부에 다 말씀 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