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관심은 시청률로 증명된다. 드라마가 방송을 시작한 7월 2일 시청률 7.2%(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출발한 이후 3회 만에 10%를 돌파하더니, 파리 올림픽 중계로 3주 동안 결방한 뒤 방송을 재개한 8월 16일 6회의 시청률은 13.6%를 기록했다. 다음 날인 7회는 17.7%까지 치솟았다. 3주 동안 방송을 중단하고도 오히려 시청률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이쯤 되면 ‘이혼 돌풍’이다.

최유나 작가는 현재 서울 서초동 소재 한 로펌에 소속된 현직 이혼 전문 변호사다. 2014년부터 변호사로 활동 중이며 ‘굿파트너’를 통해 드라마 작가로 데뷔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드라마가 다룬 리얼한 이혼 사연들은 대부분 최 작가가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접한 실화와 그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극화한 것이다. ‘굿파트너’가 이혼과 불륜 등을 소재로 한 여타 드라마보다 현실감 넘치는 소재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현직 이혼변호사는 어떻게 드라마 작가가 됐나
최유나 작가는 2020년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유명해졌다. 당시 변호사 등 법조인들 특집으로 이뤄진 방송에 출연한 그는 프로그램 진행자인 유재석, 조세호와 만나 자신이 담당한 수천 건에 이르는 이혼 재판에 얽힌 이야기들을 실감 나게 풀어내 화제를 모았다. 결혼식 당일 신랑의 내연녀가 신부 대기실로 찾아와 관계를 폭로하자 드레스도 벗지 않은 신부가 그 길로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와 이혼 소송을 제기한 사연 등을 이야기해 시선을 끌었다.

‘굿파트너’의 주인공은 17년 차 베테랑 이혼 전문 변호사 차은경(장나라 분)과 이제 막 이혼 변호사의 일을 시작한 한유리(남지현 분)다. 매사 이성적인 사고와 효율성으로 승소율을 높이는 스타 변호사 차은경과 달리 한유리는 과거 부친의 외도로 가정이 깨진 상처를 안고 자란 탓에 불륜을 저지른 의뢰인들에게 거부감을 지니고 있다. 성향이 다룬 두 사람은 처음엔 자주 부딪히지만, 차은경과 남편의 이혼 소송을 한유리가 맡으면서 서로를 차츰 이해하게 된다. 두 사람의 이해는 믿음을 지키는 연대로 이어진다.
최유나 작가는 “주인공 한유리처럼 20대에 변호사가 돼 사건을 다루면서 내적 갈등을 많이 느꼈다”고 고백했다. 변호사로서 의뢰인의 다양한 사연을 접하면서 “혼란을 겪기도 했다”는 그는 그렇게 자신이 느낀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많은 분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드라마 집필을 시작했다.
드라마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현실적인 딜레마’라고 밝혔다. 부부가 이별하는 과정을 이혼 변호사의 눈을 통해 시청자에게 보다 리얼하게 보이고 싶은 바람이다. “조금이나마 ‘이별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최 작가는 “저마다 사정이 있어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다르다는 것이 서로에게 큰 성장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굿파트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이혼 소송을 맡는 것으로 설정된 스타 변호사 차은경이 정작 자신의 남편과 비서가 사실혼 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로 빠져든다. 차은경과 한유리는 남편과 내연녀를 상대로 반격을 시작하고, 불륜 커플 역시 배우자의 유책사유를 지적하면서 양육권을 가져오려고 맹공을 퍼붓는다.
드라마는 차은경 부부를 통해 배우자의 외도가 이혼 소송으로 치닫는 과정은 물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지저분한 감정의 대립, 미성년 자녀가 받는 상처 등을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 몰입도를 높인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이혼 전문 변호사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굿파트너’는 배우자의 외도와 그로 인한 가정의 파괴가 오랫동안 당사자들을 괴롭히는 후폭풍의 과정도 섬세하게 다룬다. 불륜에 빠진 남편이 적반하장으로 이혼을 요구하며 양육권까지 가져가는 억울한 처지에 놓인 아내가 결국 어린 자녀들을 데려오는 데 성공하는 과정, 불륜으로 가정을 버린 남편이 죽은 뒤 모든 재산의 상속을 요구하는 내연녀가 소송을 제기하는 모습 등 흡사 ‘이혼 소송 백서’에 나올 법한 소재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수천 건의 이혼 소송을 맡았던 전문가 차은경이 정작 자신의 이혼에서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은 ‘굿파트너’를 향한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인다. 최유나 작가는 “17년 차 이혼 변호사도 자기 일에서는 마냥 이성적일 수만은 없다”며 “이성적인 변호사지만 한편으론 배우자에게 상처받은 사람으로서 폭발하는 감정적인 모습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청자의 공감과 공분을 동시에 사는 ‘굿파트너’의 기록 행진도 주목받는다. 전체 16부작 가운데 7회에서 이미 시청률 17.7%를 기록한 만큼 앞으로 남은 이야기를 통해 20% 돌파가 거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4년 동안 SBS 금토드라마 가운데 시청률 20%를 돌파한 작품은 단 두 편이다. 2021년 방송한 ‘펜트하우스2’의 29.2%와 2023년 ‘모범택시2’가 최종회에서 기록한 21.0%다. 갈수록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20%를 넘어서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굿파트너’는 아직 이야기의 절반을 남겨두고 있는 만큼 이들 두 편의 성과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