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없는’ 어도어 앞날 불투명 지적 “멤버들도 커리어 걸고 입장 밝혀, 이젠 방시혁이 나설 때”
23일 뉴진스 팬덤 연합(뉴진스 갤러리, 팀 버니즈, 팀 글로벌 토끼즈 등)은 이날부터 25일 오후까지 3일간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 앞에서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입장을 촉구하는 트럭 및 근조화환 시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연합 측은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직접 출연해 방시혁 의장과 하이브 경영진에게 9월 25일까지 민희진 대표를 복귀시키고 소속사인 어도어를 정상화 시켜달라고 요구했다"며 "뉴진스 멤버들이 제시한 시한이 임박했지만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물론, 하이브 경영진 누구 하나도 지금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뉴진스 멤버들과 민희진 대표가 함께 하는 어도어의 꿈과 계획은 분명하고 선명했다. 어도어는 민희진 대표가 2021년 11월에 설립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 없이, 어도어만의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사업을 전개해 나가겠다', '2022년 데뷔한 걸그룹 뉴진스를 필두로 시장에 새로운 취향을 제시하는 다양한 음악과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하이브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고, 실제 민희진 대표 체제의 어도어는 뉴진스의 음악과 작업물, 음악업계의 평가와 대중의 반응으로 그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묻는다. 하이브가 지향하는 멀티레이블, 음악적 다양성, 엔터회사로서의 본분은 무엇인가"라며 "하이브가 멀티레이블, 독립레이블 체제를 지향한다고 표방하면서 산하 레이블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하고, 음악적으로 선명한 색깔을 띠고 모험적인 도전을 잘 해나가고 있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 체제를 훼손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주간 계약도 위반하고 법원의 결정도 무시해 가면서, 뉴진스와 어도어를 희생하면서까지 민희진 대표를 내쫓으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짚었다.
연합 측은 이어 "이제 방시혁 의장이 하이브 총수로서 이 사태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 차례"라며 "이제 데뷔한 지 만 2년이 지난 뉴진스 멤버들도 본인들의 커리어를 걸고 나와 입장을 밝혔는데 대기업 총수로서 지금까지 하이브의 경영진 뒤에 숨어서, 하이브 입장만 받아쓰는 언론 뒤에 숨어 방관만 하고 있는 것이 부끄럽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번 하이브-민희진 사태가 사실상 하이브로 인해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굴려진 '눈덩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 측은 "이번 사태는 하이브(방시혁 의장)가 뉴진스 컴백 일주일 전인 4월 22일, 언론에 민희진 대표 등에 대한 감사 착수를 발표하면서부터 촉발됐다. 하이브의 섣부른 발표로 하이브의 주가가 폭락한 것은 물론, 지난 4월부터 8월말까지 관련 보도가 4000개에 달했다"며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는 물론, 뉴진스 멤버들도 수개월 째 언론에 부정적인 이슈로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소비되며 고통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이브가 애초에 감사 명분으로 내세운 민희진 대표의 업무상 배임 혐의는 지난 5월 30일 서울중앙지법 가처분 소송에서 성립할 수 없다고 결론이 났고, 오히려 법원은 하이브에게 (주주간 계약 상) 민희진 대표의 5년 간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으나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하이브 최고 경영진은 아무도 없다"고 짚었다.
이어 "민희진 대표가 가처분에서 승소한 날, 뉴진스와 하이브 양 쪽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화해하자고 손을 내밀었지만 하이브의 공격은 집요하고 악의적이었다. 하이브 최고경영진은 인터넷 언론에 감사과정에서 취득한 개인의 사인간 카톡 내용을 유출했을 뿐 아니라 뉴진스 멤버들의 데뷔 전 영상까지 여론전에 이용하기 위해 언론에 유출했다. 국내 엔터기업 자산규모 1위 대기업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저급하고 비열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 속에 지난 8월 27일, 어도어 경영권을 장악한 하이브가 결국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몰아내는 데 성공한 뒤에도 뉴진스에 대한 제대로 된 '청사진'을 그리지 않은 점도 함께 지적했다. 연합 측은 "하이브는 자신들이 선임한 하이브 측 이사진을 통해 민희진 대표를 일방적으로 해임하고, 뉴진스의 지원에 대한 대책 없이 어도어의 경영진을 하이브 측 인사로 교체해서 한창 성장 중인 뉴진스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뉴진스가 신뢰할 수 있는 동료들과 행복한 환경에서 즐겁게 음악활동을 이어나가길 기대하고 응원하고 있는 팬들 역시 현재 어도어의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은 하이브의 책임"이라며 "뉴진스 멤버들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와 싸우지 않고 지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분명히 입장을 밝혔다. 이제는 방시혁 의장이 직접 나와서 뉴진스 멤버들의 요구인 '민희진 대표의 복귀와 어도어의 정상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는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nwjns를 개설하고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와 어도어 신 경영진으로부터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폭로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8월 27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해임한 뒤 인사관리전문가로 알려진 김주영 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민 대표에게 뉴진스 프로듀서로서 계약을 제안했으나 실제로는 '2개월 6일'의 초단기계약이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프로듀싱에서도 배제하려는 속셈이었다는 점이 지적된 바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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