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1일) 밤 10시 KBS 단독중계로 방송될 예정이었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양자 TV토론이 이날 밤 11시로 지연된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히 나돌고 있다.
양 측은 당초 방송3사의 사정상 KBS 단독 중계로 이날 밤 10시에 TV토론을 진행키로 발표했었다. 그러나 KBS가 프로그램 편성 문제를 이유로 이 시간대 방송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해오자 양 측은 방송 3사 생중계로 밤 11시에 TV토론을 진행하는 것으로 1시간 늦췄다.
방송시간이 1시간 늦춰져 적절한 시청률 확보가 어렵게되자 양 측은 비상이 걸렸다. 이번 TV토론에서 50~60대 유권자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으나 이들 연령층이 잠자리에 들 시간대인 11시대로 조정돼 시청률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양 측은 토론 장소가 방송사 스튜디오가 아닌 백범김구기념관으로 정해진데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방송에는 오디오와 조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백범기념관은 조명이 방송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KBS와 문 후보 측은 밤 10시 TV토론 중계 합의를 두고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KBS와 21일 밤 10시 TV토론을 단독 중계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한 반면, KBS는 21일 밤 11시15분에 지상파 3사 공동중계를 양 후보 측에 제안했지만 문 후보 측이 이를 거부한 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맞서고 있다.
KBS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21일 밤 10시에 KBS 단독으로 방송하기로 양 후보 측과 합의한 바 없다”며 “방송의 독립성과 편성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KBS 홈페이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프로그램 편성표에 오후 10시 '2012 대선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토론회'를 명시했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20일 토론회 중계일정을 발표하면서 KBS 프로그램 편성표를 출력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주요 포털사이트에도 KBS의 오후 10시 TV토론 일정이 공개돼 있었다. 문 후보 측이 토론일정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KBS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측은 KB S측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우리가 확인해본 결과 KBS의 고위 임원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밤 10시로 예정됐던 TV토론이 삭제된 채 올라온 편성표의 수정일자가 11월 19일 11시30분으로 돼 있었다”며 “KBS가 갑자기 TV방송 토론 시간을 변경하고 그 변경 사실을 민주당의 책임으로 떠넘기기 위한 자료조작”이라고 비난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