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은 항공기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근 예지정비(豫知整備·Predictive Maintenance)를 시작했다. 미국 델타항공, 일본 전일본공수(ANA) 등 대형 글로벌 항공사들 위주로 예지정비를 수행하고 있고,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2022년 12월 예지정비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했다. 이듬해인 2023년 1월 예지정비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도입을 위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경영층의 확고한 의지에 힘입어 필요 자원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가용한 데이터를 예지정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모두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성과다. 대한항공 예지정비 TF는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IT 환경을 구축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다.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작업인 만큼 시스템 구축에만 1년 이상이 걸렸다. 현재 자체 예지정비 솔루션과 해외 항공기 제작사에서 만든 디지털 솔루션을 고루 활용해 예지정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TF 활동으로 예지정비 도입 가능성을 확인한 뒤 2023년 8월 예지정비팀을 정식 출범했다. 예지정비팀 관계자는 “항공기 결함을 줄이고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안전한 비행을 위해서는 항공기 내부는 물론 동체 외부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동체가 찍힌 부분은 없는지, 페인트가 벗겨지지는 않았는지, 비행 중 번개가 스쳐지나간 부분은 없는지 등을 점검해야 향후 운항에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정비사가 높은 곳에 올라가 확인해야 했던 이 작업을 향후 수년 내에는 무인 드론을 띄워 검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2021년 국토교통부의 인스펙션 드론(Inspection Drone) 개발 사업 일환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현재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과 제도 마련에 힘쓰고 있다.

현재는 인스펙션 드론을 개발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AI가 자동으로 결함을 분석해주는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기를 실제로 정비하며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결함 탐지 모델 학습을 진행하는 것. 이를 위해 국토부의 ‘AI 진단 기반 항공기 로봇 검사시스템 개발’ 과제를 수행하며 다양한 참여 기관·업체와 협력 중이다. 국토부 등 관계 부처 및 기관과 협력해 정비 매뉴얼과 각종 제도를 개선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대한항공은 관련 기술 보완과 제도 정비를 마치는 오는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스펙션 드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김선호 기자 Sh555@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