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후보가 5일 한양대학교에서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을 약속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 박근혜 후보가 12일 여수 서시장에서 시장상인과 포옹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유세 일정은 전날 오후 5시 이후 일제히 공개된다. 그 전까지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보안이 유지되고 당 출입 기자들이 개인적으로 묻는 경우 대강의 지역만 알려준다. 그만큼 유세 일정 관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인데 현재 모든 유세 일정 관리는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내 유세지원단에서 이뤄진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 시작부터 하루 10개가 넘는 지역 유세 일정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이어갔지만 최근 보좌관의 교통사고 사망으로 인해 하루 일정을 4~5개로 대폭 줄였다. 대신 지역 도심을 중심으로 의미 있거나 그림이 잘 나올 만한 곳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또 후보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지역은 깜짝 방문하기도 한다.
새누리당 선대위 회의는 공개되는 경우 대부분 언론용으로 연출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사안이 결정되는 것은 ‘실무진급 회의’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열리고 있는데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다. 캠프 안팎에서 워낙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선대위 대변인들조차 당일 회의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보고 체계도 보안이 철저하고 간소화 돼 있다.
가장 철통 보안이 이루어지는 곳은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실이다. 현재 여야에서는 시중에 나오고 있는 여론조사와는 별도로 당내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당 지도부에만 보고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12월 13일(목)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법적으로 금지되지만 정당 여론조사는 대선 당일까지도 진행되고 당 내에서 ‘일급자료’로 관리되고 있다.
박 후보는 매일 유세 일정에 쫓기다 보니 선대위 회의는 일절 참석하지 않고 보좌관이나 비서실을 통해 매일 전달 사항을 보고받고 있다고 한다. 주로 차 안에서 보고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듣지 않고 직접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대변인들이 작성한 연설문 초안을 받아들고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기 위해 차 안에서 장시간 연습을 하는 까닭에 김밥으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요즘 선대위 위원들이 다들 바쁘다 보니 (선대위급) 회의에 별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 후보도 회의가 끝나면 별도로 보고를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유세 일정만큼 중요한 것이 후보 지지선언 기자회견이다. 지지선언의 경우 특히 여야 캠프 실무진들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하다. 새누리당 조직총괄본부 한 관계자는 “보통 당을 통해 지지선언을 하겠다는 요청이 많아 이를 거절하는데 애를 먹지만 중요한 지지선언은 따로 비밀팀을 두고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 상대 캠프에서 핫한 지지선언이 나오는 순간 집에 들어갈 생각은 접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대선캠프는 현재 수뇌부라 할 수 있는 공동선대위원장단이 해체됨에 따라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캠프 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공동선대위원장단은 애초 매주 월, 수, 금 세 차례 회의를 갖고 캠프를 이끌었지만 현재는 그 모든 역할을 본부장단 등 하급 조직이 대체하고 있다.
민주당 캠프의 하루는 ‘회의로 시작해서 회의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캠프의 일일단위 일정에 잡혀 있는 공식 회의만 총 세 차례. 캠프 공식일정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전략 메시지 회의’는 오전 7시 반에 열린다. 이 회의에는 상황실, 기획실, 공보실, 비서실, 메시지 팀, 전략기획 팀 등 캠프 내 핵심부서 책임자들이 참석한다. 이 회의에서는 그날 기조와 상대 측 공세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한 시간 뒤인 오전 8시 반에는 ‘상황점검회의’가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 홍영표 상황실장 등 캠프 각 부서 책임자와 선임팀장들은 물론 선대위 본부장들이 참석해 캠프 내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그리고 오후 9시, 그날 발생한 사안에 따라 이에 해당하는 선대위 본부장들과 현역 의원들이 대동하는 ‘지도부회의’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렇게 캠프 내 회의는 많지만 정작 문 후보는 이러한 회의에 직접 참석하거나 주관하지 않는다. 기존에 있었던 공동선대위원장단 회의에는 매주 월요일마다 직접 참석해 캠프 내 사안을 논의했지만 특별한 사안이 아니면 문 후보는 수시 보고만 받는다.
민주당 종합상황실 서철모 상황기획팀장은 “매일같이 문 후보가 나와서 회의를 주관하는 게 무조건 옳다고 보진 않는다.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도 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매주 일요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주간 단위 회의에는 이따금 문 후보가 직접 참석하고 있다. 특히 단일화 협상 등 안철수 전 후보와 관련한 중요 사안이 있을 때는 꼭 참석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현재 문 후보의 캠프 보고라인은 어떻게 구성됐을까. 위의 서 팀장은 이에 대해 “원래는 대부분 중요 사안이 핵심 수뇌부인 공동선대위원장단을 통해 보고됐다. 하지만 공동선대위원장단이 해체된 상황이기 때문에 그 아래 본부장들, 홍영표 상황실장, 노영민 비서실장이 제각기 직접 보고 한다. 현재로서는 특정한 보고 루트가 없다. 보고 형식은 보고서, 구두, 전화 등 다양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후보와 가장 가까이서 움직이는 노 비서실장이 가장 많은 보고라인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의 기상 시간과 출근 시간은 딱 정해져 있지 않다. 문 후보는 현재 캠프 회의체에 직접 참석하는 대신 수시 보고를 받기 때문에 그날 스케줄에 따라 일정 시작 시간도 달라진다. 현재 문 후보가 가장 즐겨 먹고 있는 식사메뉴는 단연 ‘도시락’이다. 유세장소 스케줄에 따라 인근 식당을 찾기도 하지만 대부분 편의성 때문에 ‘도시락’을 애용하고 있다. 유세를 위해 빌린 그랜드카니발이 그의 전용식당이 되는 셈이다.
현재 문 후보를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는 캠프 인원 대부분은 자원봉사자들이다. 당직자와 보좌진들을 제외한 대부분 인원들은 자비로 식사를 해결하며 활동하고 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