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 대치동 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레벨 테스트를 준비하는 유치원생들의 ‘7세 고시’를 다룬 드라마 ‘라이딩 인생’이 방송을 시작해 자녀를 둔 ‘맘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가운데 개그우먼 이수지는 대치동 사교육에 뛰어든 일명 ‘제이미 맘’이라는 캐릭터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금 연예계에서 ‘라이딩 맘’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불황이 닥쳐도 자녀들의 학원비용만큼은 줄이지 않는다는 ‘사교육 공화국’ 다운 화제다.

이수지는 2월 4일 유튜트 채널을 통해 ‘휴먼다큐 자식이 좋다 제이미(Jamie)맘 이소담 씨의 별난 하루’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어린 아들의 학원 라이딩에 헌신하는 일명 ‘대치동맘’으로 분한 그는 아이의 재능을 간파해 대치동 수학 학원에 보내는 엄마의 모습으로 상황극을 연출했다. 몽클레어 패딩, 포르쉐의 SUV 카이엔을 모는 제이미맘은 아들에게 존댓말을 쓰면서 세밀하게 재능을 찾아 키워주려는 열정적인 엄마다. 실제 대치맘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의상 등 특징을 기막히게 포착해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고 있다. 누적 조회수가 900만 회에 육박할 정도로 화제가 계속되고 있다.
이수지가 일으킨 제이미맘 열풍은 사교육의 상징인 대치동을 예의주시하는 학부형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뒤지지 않고 싶은 부모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면서 사실적인 묘사를 넘어 풍자의 시선까지 갖춰 더욱 주목받았다. 이미 KBS 2TV ‘개그콘서트’부터 쿠팡플레이의 ‘SNL 코리아’ 시리즈를 통해 탁월한 코미디 연기력을 증명한 이수지였지만 이번 제이미맘을 계기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유명인부터 일상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징을 기막히게 찾아내 표현하는 이수지는 “취미가 다른 사람 살펴보기”라며 “항상 카페나 식당이나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 가면 유심히 주위를 보면서 ‘다음은 당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제이미맘의 인기의 바탕에는 최근 한가인을 향한 대중의 호기심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한가인은 초등학생인 딸과 유치원생인 아들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키우기로 유명한 엄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을 만들어 자녀들을 돌보는 일상 등을 공개 중인 그는 유명 연예인의 직업을 잠시 접고 온전히 두 자녀의 육아와 교육에 헌신하는 모습으로 화제의 중심에 있다. 자녀가 학원 수업을 마치기를 기다리면서 차 안에서 밥을 먹거나 아침 7시 30분에 시작해 14시간에 걸친 ‘라이딩 스케줄’을 짜서 움직이는 치밀한 모습으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어린 자녀를 둔 또래 엄마들의 관심이 한가인에 집중되면서 오히려 드라마 등에 출연하면서 배우로 활동할 때보다 더 큰 화제를 몰고 다니는 중이다.

이에 대해 한가인은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일명 ‘극성맘’이라는 세간의 오해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아이들 공부를 엄청 많이 시키고 아이들을 잡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아니다”라며 “둘째는 엄마와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유치원을 그만두고 싶다기에 그러라고 했고, 지금은 제가 24시간 밀착 육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14시간에 걸친 학원 라이딩 일정표에 대해서는 매일 그대로 움직이는 건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첫째 딸은 수학 학원 가는 날만 늦게 귀가하는데 공부 때문에 유난스레 아이들을 쥐 잡듯 잡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 수업을 하지 않는다. 특히 학교나 학원은 안 다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행복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드라마 ‘라이딩 인생’이 화제인 이유

연출을 맡은 김철규 PD는 “이전 드라마들과 달리 ‘라이딩 인생’은 사교육의 대상이 유치원생이라는 점에서 차별화한다”며 “요즘 ‘7세 고시’라는 말이 있는데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드라마가 출발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실제 촬영을 서울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진행하면서 현실성을 높였다.
‘7세 고시’는 대치동 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레벨 테스트를 준비하는 유치원생들을 지칭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입시 전쟁에 뛰어든 아이들과 그들을 뒷바라지하는 부모를 대변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드라마에서는 전혜진과 조민수가 모녀 관계인 ‘라이딩 맘’이다. 실제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전혜진에게도 ‘7세 고시’라는 설정은 낯설게 다가왔다고 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엄마들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고 “엄마들이 원하는 길이 조금 어긋날 수도 있고 돌아봤을 때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라이딩 인생’을 보면서 격려를 받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