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2011년부터 모든 주택의 실내 높이를 2.4m 이상으로 규정했다. 이는 강제적인 규범으로, 이를 어길시 처벌을 받게 된다. 과거 중국의 주택은 2m가 채 되지 않는 집이 많았다. 이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자 층고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고, 최소 2.4m를 넘도록 했다. 그리고 2.8m 이상을 권장사항으로 뒀다.
하지만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상하이 부동산연구원 옌웨진 부원장은 “과거의 주택은 ‘있느냐 없느냐’의 개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좋으냐 나쁘냐’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주택에 대한 개념 변화, 경제 사회 발전 등에 따라 품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이는 층고 기준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칭화대학교 건축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층고를 3m로 높일 경우 실내 공기 순환 효율은 1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연 채광 면적이 20% 증가하며, 공간 억압감 지수는 32%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에어컨 소비가 10~15% 줄고, 저장 공간이 가구당 0.5㎡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연구팀 실험에 따르면 층고를 3m 이상으로 했을 때 미세먼지 농도(PM)도 15% 줄어들었다. 연구팀 관계자는 “층고 기준 3m는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다. 과학적, 의학적 측면에서 많은 연구진들이 오랜 연구를 거쳐 도출해낸 수치”라면서 “사람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매우 정밀한 연구가 이뤄졌다”고 했다.
상하이 부동산연구원이 발표한 ‘층고 보고서’에 따르면, 층고 기준 향상은 다소 주춤한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발전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옌웨진 부원장은 “좋은 집의 가장 중요한 잣대는 편안함”이라면서 “더 높은 층고는 현대인의 주거 습관과 심리적 안정에 부합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업계의 반응도 대부분 긍정적이다. 새로운 층고 기준에 따라 제품 혁신 설계의 공간도 확대될 것이고 투자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모처럼 부동산 시장에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분기 부동산 시장은 하락 추세를 보였는데, 이를 멈추고 안정세를 찾는 작업과도 강력하게 연계돼 있다.”
이미 많은 도시에선 층고를 3m로 늘리는 방안을 시행해오고 있다. 산둥, 장시, 허난, 청두는 새롭게 지어지는 주택의 층고를 3m 이상으로 하도록 했다. 산둥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 주택의 층고는 3.3m를 넘어야 한다. 산둥은 2023년 12월 ‘고품질 주택 설계 지침’을 발표,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 공간 조성을 위해 장기적으로 층고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쑤성은 2024년 3월부터, 허난성은 2025년 2월부터 주택 층고의 높이를 3.1m 이상으로 정했다. 청두는 3m 이상으로 하되, 3.6m를 상한선으로 했다. 청두의 한 주민은 “새로운 기준에 따라 지어진 주택으로 이사 온 후 삶의 질이 높아졌다. 공기 순환도 더 잘 되는 느낌이고, 난방비도 적게 들었다”고 했다.
중지연구원의 주택 부문 연구 총책임자 차오징은 “여러 설문조사를 해보면 최근 중국인들이 주택을 고를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는 층고로 나타난다. 면적, 주변환경, 학군 등과 함께 층고가 상위권을 기록했다”면서 “당국의 지침 후 대부분의 도시가 앞 다퉈 3m 이상으로 올린다고 속속 발표했다”고 했다.
차오징은 “층고 기준을 올리면 방음 효과를 높여줄 뿐 아니라 실내 채광과 통풍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면서 “층고가 주택의 쾌적함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축 주택들은 시스템 에어컨으로 냉난방을 하는데, 층고가 높을수록 훨씬 에너지 효율이 좋다. 또한 인테리어 디자인 측면에서 더 큰 유연성을 가지게 되어 다양한 가정의 개별화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택연구원 원장 장보는 층고 향상에 대해 “부동산 시장에서의 좋은 집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품질로 전환되고 있는 중요한 상징”이라면서 “이는 수요와 공급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단순히 집을 많이 만들어서 공급하는 게 평가받던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주택연구원은 당국이 추진하는 ‘좋은 집’ 건설의 근본 목적에 대해 ‘건설사 등 부동산 관련 업체들을 제품 제공자에서 서비스 제공자로 전환하도록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의 층고 향상, 스마트 보안 및 관리, 에너지 효율 증가 등을 위해 과학적이고 맞춤형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장보는 “향후 기술, 자금, 서비스 능력을 갖춘 부동산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