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하이마트' 아쉬운 실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해 푸드 커머스 기업 ‘쿠캣’ 영업권 약 64억 원을 손상처리했다. 쿠캣은 식품 기반 미디어 채널과 PB(자체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쿠캣마켓’을 운영하는 업체다. 2022년 초 GS리테일은 550억 원을 들여 쿠캣 경영권을 인수했다. GS리테일이 쿠캣을 인수하면서 435억 원의 영업권이 발생했지만 이는 지난해 말 350억 원으로 줄었다. 쿠캣은 지난해 3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G마켓을 소유한 ‘아폴로코리아’ 영업권에 2691억 원의 손상을 반영했다. 2021년 11월 이마트는 이커머스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에메랄드SPV에 3조 5600억 원을 출자하고 G마켓 모기업 아폴로코리아 지분 80.01%를 인수했다. 당시 이마트는 아폴로코리아 영업권으로 2조 4788억 원을 계상했다. G마켓은 2022년 655억 원, 2023년 321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아폴로코리아는 G마켓 지분 100%를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설립하는 그랜드오푸스홀딩에 출자키로 했다. G마켓 지분가치가 3조 원으로 평가되면서 영업권의 대규모 손상을 피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이커머스의 안 좋은 분위기도 반영돼 손상이 인식됐다”며 “알리바바그룹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글로벌 판매망을 얻어 향후 기업 가치는 더 높게 평가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외형 확대를 위해 2012년에 하이마트(현 롯데하이마트)를 인수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롯데하이마트가 속한 전자제품전문점의 영업권에 3311억 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롯데쇼핑은 롯데하이마트 영업권에 손상을 인식해 총 7793억 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2023년엔 하이마트가 흑자전환하며 영업권 손상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1년 만에 다시 영업권이 상각됐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2023년 영업권에 992억 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코리아세븐 영업권에는 2010년과 2022년에 각각 인수한 편의점 브랜드 ‘바이더웨이’와 ‘미니스톱’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이 포함돼 있다. 코리아세븐은 외형을 확장하기 위해 바이더웨이와 미니스톱을 인수했다.
지난해 1~3분기엔 코리아세븐 손상이 추가로 반영되지는 않았다. 다만 미니스톱(현 롯데씨브이에스711)은 영업손실이 2022년 181억 원, 2023년 296억 원으로 늘었다. 코리아세븐의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22년 49억 원에서 2023년 551억 원으로 증가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지난해엔 사업구조 재편을 병행하면서 영업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올해는 차세대 가맹 모델을 확대하고 패션과 뷰티 등 킬링카테고리를 개발해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영업 환경 위축됐는데…
영업권은 특정 기업이 동종의 다른 기업에 비해 더 많은 초과 이익을 낼 수 있는 무형자산이다. 브랜드 가치와 영업 노하우, 기술 등을 금전적으로 평가한 개념이다. 영업권은 매년 외부감사인에게 손상 여부를 평가받는다. 영업권의 공정가치(시장 가격)가 장부가치보다 밑돌면 이를 상각 처리한다. 영업권 손상은 현금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영업 외 비용에 반영된다. 신용등급이 하향되면 자금 조달 비용도 더 든다.

이와 관련,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에선 오프라인 유통 기업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운 편이다. 예컨대 30년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비즈니스를 하면 망하기 쉽다. 시설을 확장하고 다른 곳에 출점하려고 하면 또 규제를 받는다”며 “온라인 환경과의 경쟁도 심화하면서 오프라인 유통 기업이 실력 발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성과가 기대에 밑돌면 향후 투자 행보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권 손상은 M&A에서 회사가 지급한 금액이 적정하지 않았을 수 있단 걸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M&A는 경영진의 판단이겠지만, 이해관계자나 주주들이 많으면 향후 투자를 신중히 하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2020~2021년엔 이커머스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화두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M&A가 많이 발생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전반적으로 투자보다는 투자했던 것들을 재정비하는 데 유통업계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분간은 오프라인 유통 기업이 대규모 M&A를 하지는 않을 듯하다”라고 전망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