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환 시장은 특히 국토교통부 공모에 선정된 '거점형 스마트시티 사업'을 예산 삭감의 대표 사례로 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사업은 인공지능과 IT 기술을 기반으로 24시간 민원서비스, 교통 흐름 최적화, 재난 예방, 드론 순찰, 자율주행버스 등을 도입해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장은 "총 400억 원 규모의 사업 중 정부가 절반인 200억 원을 지원하는 구조임에도, 시의회는 고양시 부담분조차 매번 온전히 편성하지 않고 삭감하고 있다"며 "다른 지자체는 예산이 없어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업인데, 시의회는 스스로 하지 말자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홍열 시의원은 "거점형 스마트시티 사업은 국토부가 주도하는 시범사업으로, 고양시는 실질적인 주도권을 갖지 못한다"며 "사업 내용 결정이나 지역 업체 참여 등에서 고양시의 권한이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고양시가 국토부 사업에 200억 원을 투자하는 구조인 만큼, 예산 투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권용재 시의원도 "고양시가 자율주행버스 예산으로 47억 원을 책정했는데, 기본적인 자율주행 구현이 수백만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과도한 지출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복지 분야에서도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고양시는 복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복지재단 설립 조례안을 상정했으나, 시의회는 이를 부결했다. 이동환 시장은 "경기도 동의와 시민 72%의 찬성을 확보했음에도 '준비 부족'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권용재 시의원은 "임시회에서 복지재단이 없어서 시행하지 못하는 사업이 있는지, 설립 후 추진할 새로운 사업이 있는지를 질의했으나 모두 '없다'는 답을 받았다"며 "이 정도 수준의 연구라면 고양연구원에서도 충분히 수행 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도시기본계획 재수립 예산 삭감과 관련해 이동환 시장은 "도시기본계획은 1기신도시 재정비와도 맞물려 있어 중장기 도시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복적인 예산 삭감이 도시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실제로 도시기본계획 재수립 용역 예산은 1년 넘게 4차례 삭감됐고, 이번 추경에서는 삭감된 '반쪽짜리 예산'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용적률을 상향 조정해야 하는데, 섣부른 예산안 통과는 기존 용적률을 기정 사실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2023년 최초 일부 예산이 반영된 후 열린 착수보고회에서 40쪽이 넘는 발표 자료 가운데 정작 1기 신도시 재건축 관련 내용은 단 한 장도 포함되지 않아 놀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처럼 핵심 쟁점이 빠진 계획이 반복적으로 예산을 편성받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동환 시장은 명확한 근거나 대안 없이 예산만 자르는 무책임한 방식이 반복되고 경제 활성화와 인프라 투자 사업까지 삭감되면서 장기적으로 도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중대 문제로 지적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계속되는 무분별한 예산 삭감은 고양시라는 기차의 엔진을 끄는 것과 같다"며 "한번 멈춘 기차는 다시 움직이기까지 두세 배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시의회가 이제라도 정치가 아닌 시민을 바라보고, 남은 1년여 고양시의 동력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협조를 호소했다.
고양시의회 김운남 의장은 "이 시장이 의회를 향해 ‘패악질’이라고 표현한 것은 소통과 협력을 단절하는 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회의 본분은 예산을 무조건 통과시키는 게 아니라, 시민의 혈세를 책임 있게 심사하는 것"이라며 "시장 관심 예산이라는 이유로 삭감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라고 말했다.
고양시와 시의회 양측 모두 시민을 위한 판단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립이 장기화될수록 정책의 실효성은 낮아지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남은 임기 동안 시와 시의회가 소통과 조율을 통해 접점을 마련하고 협치로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식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