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2024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배당금을 전액 기부한다. 박현주 회장은 2010년부터 미래에셋에서 받은 배당금 전액을 기부하고 있다. 올해 기부하는 배당금은 약 16억 원으로 누적 기부액은 총 331억 원에 달한다. 기부금은 미래에셋박현주재단과 미래에셋희망재단 등 그룹 내 공익법인을 통해 인재 육성 프로그램에 사용되고 있다.
앞서 박현주 회장은 2024년 1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컨설팅 주식 25% 지분을 미래에셋희망재단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체결했다. 가치는 30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 회장은 3월 23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재단법이 바뀌어 세금 문제만 해결된다면 재산의 80%를 재단에 기부하려 한다”며 “한국 최대 기부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창업주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1월 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인공지능(AI) 교육과 연구를 위해 사재 44억 원을 기부했다. 김 회장은 2020년 AI대학원을 설립해 인재를 길러달라며 KAIST에 500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최근 5년 동안 서울대에 인재 양성 기금으로 7억 3500만 원 출연하고, 한양대에도 AI 인재 양성을 위해 30억 원을 기부하는 등 사회 환원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사재를 기부했다. 연세대학교 의료원은 1월 14일 조 회장이 의료원 발전기부금으로 1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0년 첫 기부를 시작으로 의료선교 교육기금, 사회사업후원금 등 누적 기부금이 2억 3000만 원을 넘겼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중에서 2024년 기준 기부금을 많이 낸 곳은 KB증권이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KB증권의 2024년 기부금은 72억 5219만 원이다. 전년(37억 8786만 원) 대비 1.91배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2024년 36억 4615만 원을 기부했다. 전년(8억 342만 원) 대비 4.54배로 대형(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27억 7050만 원)과 키움증권(12억 599만 원)도 전년 대비 기부금이 늘었다.
중·소형 증권사임에도 대형 증권사 못지않게 기부금을 낸 곳이 있다. 중형(자기자본 1조 이상 3조 원 미만) 증권사로 분류되는 한화투자증권은 2024년 31억 1378만 원을 기부했다. 전년(19억 6341만 원) 대비 1.59배 늘었다. 소형(자기자본 1조 원 미만) 증권사인 한양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2024년 각각 22억 3135만 원, 9억 4685만 원을 기부했다.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으나 기부금이 줄어든 곳도 있다. 2024년 하나증권의 당기순이익은 21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이고, 신한투자증권은 2053억 원으로 전년(1083억 원) 대비 약 2배가량 올랐다. 그러나 2023년 기부금 1위(84억 3621만 원)였던 하나증권은 2024년 69억 3708만 원으로 기부금 액수가 줄었다. 신한투자증권의 2024년 기부금은 30억 4038만 원으로 전년(54억 3682만 원)에 비해 감소했다.

삼성증권 당기순이익은 2022년 3775억 원, 2023년 4835억 원, 2024년 8188억 원이다. NH투자증권도 2022년 3385억 원, 2023년 4350억 원, 2024년 6259억 원으로 상승세다. 하지만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2024년 기부금은 각각 64억 5036만 원, 28억 8202만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메리츠증권은 NH투자증권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냈지만 기부금 규모 면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다. 메리츠증권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4242억 원, 2024년 6301억 원이다. 그러나 기부금은 2023년 1억 200만 원, 2024년 300만 원으로 최하위 수준이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CEO(최고경영자)가 어느 가치를 조금 더 중요시하게 여기느냐에 따라서 기부금 등 CSR(사회적책임) 수준이 금융사마다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주주가치 극대화 등 내부 경영 철학이 반영될 수도 있으며, 임직원 봉사 참여나 금융 소외계층 대상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기부금만으로 CSR 수준을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지속적으로 고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수년간 기부금 수준이 미미하고 ESG 등급 평가에서조차 저조하다면 비판의 여지가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