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지엘리트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한 무상교복 정책의 수혜주로 꼽힌 전력 때문에 테마주에 묶이면서 주가가 출렁거렸다. 탄핵 정국에 들어서기 전 1500원 내외의 주가 흐름을 보이던 형지엘리트는 12월 3일 계엄령 사태 다음날 상한가로 직행한 것을 포함해 총 4번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12월 3일 종가 기준 1045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4월 22일 2520원까지 상승했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141.1% 수준이다. 주가가 오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 기간 전일 대비 5% 이상 주가가 하락한 날은 18일에 달할 정도로 변동성이 컸다.
상지건설은 최근에 주목받는 종목이다. 상지건설은 이재명 후보의 대선 캠프에 임무영 전 상지건설 사외이사가 과거 합류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 관련주로 주목받았다. 4월 2일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지난 4월 1일 3165원이었던 주가는 4만 3400원까지 올랐다. 이 기간 상승률은 1271.2%다. 하지만 4월 18일 전환사채(CB) 230만 주 발행 소식이 알려지며 급락했고, 같은 달 21일 종가는 2만 8500원까지 밀렸다.
또 다른 대선 유력 후보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테마주로 묶인 기업의 주가도 요동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날 상한가를 기록한 디티앤씨알오가 대표적이다. 디티앤씨알오 사외이사 이성규 변호사가 한동훈 장관과 서울대 법대·콜롬비아대 로스쿨 동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다음날에도 전일대비 20.5%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12거래일 가운데 9일은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보수 진영 대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테마주는 변동성이 더욱 컸다. 오세훈 테마주로 묶인 종목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당일 급등한 진양산업(+25.3%), 진양화학(+30.0%) 등이다. 진양산업과 진양화학은 양준영 진양홀딩스 부회장이 오 시장과 고려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4월 12일 오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관련 종목이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한 것. 진양산업은 8거래일 가운데 7거래일 하락했다. 진양화학은 오 시장 불출마 선언 이후 14일 하한가를 기록하고 22일까지 하루도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대선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리며, 그와 관련된 종목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시공테크는 최대주주 박기석 회장이 2008년 한덕수 당시 총리와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함께 활동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4월 들어 주가가 120% 이상 상승하며 거래소의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시공테크 자회사인 아이스크림에듀도 지난 4월 7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상한가를 기록했다.
조기 대선 등 정치 테마주는 급등락 끝에 마지막에 투자에 참여한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떠안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정치 테마주는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특정 세력이 상승 요인으로는 부족하지만 테마주로 엮일 만한 종목 지분을 사전에 매집해놓고 있다가, 허위사실이나 풍문 등을 주식리딩방을 통해 유포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차익 실현하는 불공정거래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업의 본질 가치와 무관한 정치 테마주는 정치인의 학연·지연 등의 요인으로 주가가 형성되기 때문에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 투자자의 피해 가능성이 높다”며 “허위사실이나 풍문을 이용한 투자자는 불공정거래 행위에 연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대선 관련 정치 테마주 대다수는 시장경보제도에 따른 조치가 내려졌다. 특히 상지건설은 최근 한 달 새 투자위험종목으로 1회, 투자주의종목으로 3회, 투자경고종목으로 1회 지정됐다. 한국거래소는 투자 과열 현상에 따른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시장경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장경보제도는 '투자주의종목→투자경고종목→투자위험종목' 등 3단계 경보조치를 발동할 수 있다.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면 1일간 ‘투자주의종목’으로 공표된다. 거래 및 신용거래에 제한은 없으나 가격 변동성이 심화되면 투자경고종목으로 상향될 수 있다. 투자경고종목과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면 일정기간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신용거래에도 제약이 따른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로부터 조회공시요구를 받으면 기한 내 ‘확인 중·부인·확정’ 중 하나로 답변해야 한다. 오전에 조회공시 요구를 받으면 오후에 답변을 마무리해야 하며 오후에 요구를 받을 경우 다음 거래일 오전까지 공시해야 한다. 기한 내 답변하지 않으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 15일 이내 답변과 상반된 내용이 공개될 경우에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
금융당국의 노력에도 개인 투자자 보호조치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정치 테마주의 역사를 보면 나중에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현미경 들여다보듯 단속할 수는 없겠지만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