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지주는 국내 22개 생보사 중 6위인 동양생명과 9위 ABL생명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2024년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 75.34%, ABL생명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 대금은 각각 1조 2840억 원, 2654억 원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매출 기준 은행 의존도가 90%에 달한다. 우리금융지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주요 종속기업들의 총 매출 47조 746억 원 중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88.97%(41조 8811억 원)다. 총 당기순이익 3조 3171억 원 중 우리은행 비중은 91.63%(3조 394억 원)에 달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은행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2024년 8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이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2014년 6월 농협금융지주에 증권사를 매각한 지 10년 만에 다시 증권업에 진출하게 됐다.
우리금융지주가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까지 마치게 되면 은행·증권·보험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그러나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위는 4월 22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보험 자회사 편입 승인에 대해서는 현재 금융위 안건소위에서 논의 중”이라며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를 포함한 금융위의 결정시기 등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최근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떨어졌기 때문에 금융위가 승인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25년 3월 경영실태평가 결과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며 직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우리금융지주 측에 통보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조건부 승인 대상자이기 때문에 금융위가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자본건전성 개선이 필요한 동양·ABL생명을 품을 만한 여력이 있는지도 세심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경영실태평가결과 종합평가등급이 3등급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다른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없다. 다만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정리 등을 통하여 동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경영상태가 건전하다고 판단, 조건부 승인을 얻어낼 수 있다.

인수·합병이 지체되는 동안 동양·ABL생명의 자본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연결 기준 2024년 당기순이익은 각각 3143억 원, 1051억 원이지만, 기타포괄손익은 각각 마이너스(-) 1조 1624억 원, -5074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과 기타포괄손익을 합친 수치이자 순자산의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인 총포괄손익은 마이너스다.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지급여력비율(K-ICS)도 나빠지고 있다. 2024년 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각각 154.7%, 153.68%로 전년 대비 각각 38.7%포인트(p), 32.28%p 감소했다. ABL생명은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비율이 111.84%까지 떨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150% 이상 유지하도록 금융당국이 권고하고 있지만, 두 회사 모두 이 수치를 겨우 넘기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만약 지급여력비율이 100% 아래로 내려가면 자본 확충 등 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앞서의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원 다변화를 비롯해 종합금융서비스 제공 등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인수·합병이 늦어지는 상황”이라며 “만약 자회사 편입이 무산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부담감이 생길 수 있다. 금융당국이 불확실성을 해결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자본보다는 안정적인 자본을 가지고 있는 금융지주 휘하로 편입하는 것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보험사 M&A 시장에서 매물이 적체된 부분도 금융당국이 간과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빠른 시일 내에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SPA 페널티를 이행해야 한다. 우리금융지주는 SPA 계약일로부터 1년 이내인 올해 8월까지 인수를 완료하지 못하면 다자보험그룹에 계약금 10%(1549억 원)을 물어줘야 한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심사가 늦어지는 사유와 더불어 자회사 편입을 위한 요구 조건 등이 정확히 파악된 바가 없다”며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