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의지 강한 타이어뱅크, 대명소노 지분 전량 매입…비용 부담 대명소노 최근 인수 티웨이항공 활용 전망
[일요신문] 타이어뱅크가 에어프레미아를 품에 안는다. 티웨이항공 인수 이후 에어프레미아 경영권까지 넘볼 것으로 점쳐졌던 대명소노그룹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와 함께 보유 지분 전량을 타이어뱅크에 넘기기로 했다. 공개 매각까지 가기는 싫은 타이어뱅크와 지분 매각 가격이 나쁠 것 없는 대명소노그룹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합병은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LCC(저비용항공사)들이 몸집을 불리려는 시도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타이어뱅크, 지분 인수 의사 강하게 내비쳐”
대명소노그룹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JC파트너스와 공동으로 보유한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 유한회사(JC SPC)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전량인 22%를 1190억 원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주당 1900원이다. 인수자는 타이어뱅크그룹 산하 AP홀딩스다. AP홀딩스는 계약금 200억 원을 납입했다. 오는 9월 말까지 잔금을 납부하면 인수가 완료된다. 그간 에어프레미아는 공동 경영 구도였다. 최종 거래가 종결되면 AP홀딩스가 단독으로 운영하게 된다.
타이어뱅크가 에어프레미아를 품에 안는다. 에어프레미아 항공기. 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이번 계약에 따라 AP홀딩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은 68%로 늘어난다. AP홀딩스는 김정규 타이어뱅크그룹 회장과 세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금융 투자회사다. 2024년 말 기준 AP홀딩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율은 46%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20일부터 한 달 동안 AP홀딩스는 JC SPC가 보유한 지분 22%에 대해 우선매수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AP홀딩스가 JC SPC 측 지분을 인수할 가격을 제안할 수 있는 것이다. 소노인터내셔널과 JC파트너스는 AP홀딩스 측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권한을 보유했다. 양측이 협의에 이르지 못하면 소노인터내셔널과 JC파트너스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권)을 활용해 AP홀딩스 지분까지 동반으로 공개 매각에 부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었다.
공개 매각이 진행될 경우, 소노인터내셔널을 제외한 대명소노그룹의 다른 계열사가 공개 매각에 참여해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은 6월부터 JC파트너스 지분 11%를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도 행사할 수 있는 상태였다. 앞서 2024년 11월 소노인터내셔널은 JC SPC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콜옵션을 확보했다.
AP홀딩스는 김정규 타이어뱅크그룹 회장과 세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금융 투자회사다. 서울 한 타이어뱅크 매장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권리 행사 시점이 오기도 전에 양측은 협의에 나섰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소노인터내셔널의 경영권 인수를 둘러싼 추측들이 많이 제기되면서 양측도 소통에 나섰다”며 “타이어뱅크 측보다 대명소노그룹 측이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인수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훨씬 큰 상황이었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밸류(기업가치)는 계속 올라가니 양측에 좋을 게 없다. 타이어뱅크 쪽에선 지분을 포기하지 않고 사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고, 그 과정에서 주당 1900원에 협의가 된 것 같다”라고 밝혔다.
타이어뱅크 측은 신성장 동력 확보나 2세 승계 등에 있어서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사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정규 회장은 고향인 충청도를 대표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2018년 금호타이어 인수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김정규 타이어뱅크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대명소노그룹 입장에서 에어프레미아에 대한 매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진 것도 이번 거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초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레미아에 관심을 가진 것은 LCC 중 유일하게 미주노선을 운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인수한 티웨이항공이 7월 밴쿠버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향후 북미 노선으로 확대 운항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미주 노선은 굳이 항공사를 인수하지 않아도 노선을 운항할 수 있는 오픈스카이 지역이다”며 “티웨이항공을 통해 유럽 노선을 안정화한 후 미주 노선을 순차적으로 늘려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 대명소노그룹 본사 전경. 사진=대명소노그룹 제공대명소노그룹 입장에선 비용 부담도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25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예림당 측과 맺었다.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 지분 28.02%를 갖고 있다. 이 계약으로 소노인터내셔널의 티웨이항공 지분율은 54.79%로 높아졌다. 여기에 AP홀딩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46%를 소노인터내셔널이 주당 1900원에 사들인다고 계산해보면, 소노인터내셔널이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2560억 원 정도다. 지난해 말 기준 소노인터내셔널의 유동자산은 3402억 원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소노인터내셔널은 약 188억 원의 차익도 얻었다. 앞서 지난해 10월 소노인터내셔널은 JC파트너스로부터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주당 1600원, 총 471억 원에 사들였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지분 매각은 전략적인 선택”이라며 “항공 시장에서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이어뱅크 측이 잔금을 내지 못하면 JC SPC 지분 전량은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다. AP홀딩스의 유동자산은 10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AP홀딩스의 매출은 0원이며 당기순손실은 130억 원이었다. 지난해 말 타이어뱅크의 유동자산은 1793억 원이다. 다만 부동산 등 비유동 자산은 8697억 원이다. 타이어뱅크가 AP홀딩스를 지원해 인수대금을 마련하거나, 김정규 회장의 사재를 출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별개로 AP홀딩스는 에어프레미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금도 투입해야 한다. 지난해 연결 기준 에어프레미아의 자본잠식률은 81.43%다.
#“LCC 몸집 불리기 시도 이어질 듯”
LCC 2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중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의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별도 기준 통합 LCC의 매출은 2조 7950억 원에 달한다. 그 뒤를 제주항공(1조 8563억 원), 티웨이항공(1조 5373억 원), 에어프레미아(4916억 원), 이스타항공(4612억 원), 에어로케이항공(1422억 원) 등이 잇고 있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통합 전후로 LCC 2위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항공 여객 점유율 예측 추이. 자료=삼일PwC경영연구원 보고서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합병이 사실상 엎어졌지만 LCC들이 몸집을 불리려는 시도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3년 1월 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인수한 이스타항공도 향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휘영 교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않으면 항공운송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회사를 대형화하려는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CC 간 제휴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운영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제휴를 하는 등 규모의 경제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늘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