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가족 모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천성리가 잃어버린 딸을 찾은 기념으로 열렸기 때문이었다. 가족들은 서로 포옹하며 눈물을 터트렸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천성리가 직접 만든 솜사탕을 딸인 천양메이가 먹는 장면이었다.
천성리가 딸을 잃어버린 것은 2006년 10월 19일이다. 당시 쿤밍의 한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천성리는 딸에게 “시장 입구에 엄마가 기다리고 있으니 그곳으로 가라”고 했다. 하지만 천양메이는 길을 헤매다 엄마를 만나지 못했다.
저녁이 돼서야 장사를 마친 천성리는 부인에게 딸의 행방을 물었다. 부인은 딸이 남편과 함께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제야 천성리 가족은 딸을 찾아 나섰다. 밤새도록 시장 주변을 살펴봤지만 딸은 없었다. 천성리는 시장 광장에서 펑펑 울었다.
다음 날 천성리는 실종자 신고를 하고 딸 얼굴이 있는 인쇄물을 만들어 거리 곳곳에 붙였다. 천성리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려고 10만 위안(1900만 원)을 썼지만 더 이상 장사를 할 수는 없었다. 본격적으로 아이를 찾으러 다니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렇다고 일을 놓을 수는 없었다. 천성리는 딸이 솜사탕을 좋아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는 자신의 승합차를 딸 사진으로 도배한 뒤, 구매한 솜사탕 기계를 실었다. 이 차를 타고 전국을 누볐다. 19년 동안 100만km 이상을 달렸고, 차를 두 번이나 바꿨다.
천성리는 주로 학교 앞에서 차를 세운 후 솜사탕을 팔았다. 천성리는 “딸이 솜사탕을 좋아했다. 언젠가는 솜사탕을 사러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솜사탕 만드는 법을 배우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천성리의 사연은 인터넷 등을 통해 알려졌고, 그 후부터 천성리는 ‘솜사탕 아빠’로 불렸다.
사실 부녀는 조금 더 일찍 만날 수도 있었다. 쿤밍에 살고 있던 천양메이는 수년 전 ‘솜사탕 아빠’ 차에 붙은 사진을 인터넷에서 본 후, 자신의 어렸을 때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부모님의 진짜 딸이 아니라는 건 상상도 해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또 천성리가 만든 인쇄물에는 딸 배에 특별한 흔적이 있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천양메이의 배에는 없었다. 천성리는 “등잔 밑이 어두웠다. 딸은 예전에 잃어버렸던 쿤밍의 시장 근처에 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 올해 초 천양메이는 자신이 어렸을 때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천성리에게 연락을 했다. 천성리는 “우리 딸에겐 배에 흔적이 있다. 아마 나는 아닐 것”이라면서 “혹시 부모님을 찾고 싶다면 포기해선 안 된다”며 조언을 했다.
이 말을 들은 후 천양메이는 채혈 등 기초적인 검사를 했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부모를 만났을 때 바로 확인해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해둔 것이었다. 반신반의했던 천성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천양메이와 유전자 검사를 했다. 천성리는 천양메이가 친자가 맞다는 결과를 받았다.
검사표를 받자마자 천양메이는 천성리에게 전화를 걸었고, “아빠”라고 소리쳤다. 천성리는 딸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미안함, 19년 만에 딸을 찾은 감격 등으로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천성리는 “딸이 나를 원망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전혀 그러지 않았고 나를 반겨줬다”고 했다.
천양메이는 “사실 지금의 부모가 양부모였다는 것을 알고는 매우 슬펐고, 충격에 빠진 적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친부모가 나를 그토록 애타게 찾고 있었고, 아직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고 난 후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는 기쁨이 더 컸다”면서 “부모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나처럼 꼭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천성리 가족은 형편이 좋지 못한 상태다. 딸을 찾기 위해 제대로 된 직업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방 한 칸 임대주택에서 살고 있다. 천성리는 “천양메이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동안 다른 가족들에게 가장 노릇을 하지 못했다. 이제는 천양메이를 비롯한 모든 가족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천성리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보다 큰 집을 구했다.
천양메이는 가족 모임이 끝난 후 그동안 살고 있었던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다가올 생일은 새로운 가족과 보낼 예정이다. 천양메이는 “기존의 가족과 친구들도 소중하다. 앞으로 최대한 많이 새로 만난 가족을 찾아뵙고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천양메이는 가족 모임이 있던 날 마스크를 벗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이에 대해 천양메이는 “우리의 사연을 폄하하거나 조작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얼굴을 공개했다”면서 “내가 엄마 아빠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으로 채혈을 하고, 유전자 검사를 했기 때문이다. 가족을 찾고 계신 분에게 참고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천성리는 차에 붙어 있던 천양메이의 어릴 적 사진을 모두 뗐다. 그 자리엔 다른 미아들의 사진을 붙였다. 솜사탕도 계속 팔겠다고 밝혔다. 천성리는 “전국을 다니며 솜사탕을 팔 것이다. 다른 가족들을 최대한 많이 도울 것”이라고 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