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한 3847억 원, 영업손실은 32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789억 원이었다. 지난해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참사 여파가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1분기 국내선 탑승객 점유율은 기존 15.4%에서 13.4%로, 국제선 탑승객은 9.6%에서 7.7%로 감소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매출 비중의 대부분을 여객운송이 차지하기 때문에 탑승객 감소가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제주항공의 항공운송수입은 올해 1분기 5386억 원에서 3642억 원으로 32.4%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1185억 원에서 538억 원 적자로 돌아서며 현금창출능력도 대폭 감소했다. 단기 차입금은 같은 기간 2651억 원에서 3744억 원으로 증가해 재무 부담이 커진 반면, 현금성 자산은 약 2300억 원 수준에 머무르며 유동성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들이 리스(임대)를 통해 기재를 운용하는데 보잉 737 기준 리스비만 대당 매달 30만 달러가량 든다. 이를 감당하려면 단거리 운항을 늘리고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라며 “제주항공은 사고 이후 자발적으로 운항을 감축하고 정비 인력을 강화하며 안전 중심 기조로 전환했다. 여기에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면서 타 LCC보다 재무적 부담이 커졌다”라고 분석했다.
참사로 인한 손해배상금도 최대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오는 2027년까지 배당성향을 35%로 늘려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으나 실적 악화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악화로 올해는 연간 적자가 예상되며 이 경우 배당 자체가 불가능하다. 배당성향을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2027년 배당 목표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고 변동성이 큰 항공업 특성상 장기적인 예측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참사 직후인 1월 진에어와 티웨이에 밀렸던 제주항공은 2월부터 다시 LCC 여객 수 1위를 탈환했다. 2월 LCC 여객 수는 제주항공이 87만 9301명(국내 27만 9712명, 국제 59만 9589명)으로 점유율 22.7%를 기록했다. 그 뒤를 진에어 86만 3210명(국내 29만 4590명, 국제 56만 8620명), 티웨이항공 83만 8935명(국내 27만 9277명, 국제 55만 9658명)등이 이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사고 직후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현재는 제주항공에 대한 기피 현상이 많이 줄어든 상태다. 엔저 현상과 중국의 무비자 입국 시행 등으로 인해 여행 수요가 풀 서비스 캐리어(FSC)로만 몰리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일본과 동남아 지역은 여전히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 관계자는 “무안공항 사고 여파로 일시적인 수요 위축이 있었고, 고환율과 고유가 등 복합적인 외부 요인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부터 공급을 약 10~15% 줄였고 현재는 수송객 수가 회복세를 보이며 수요도 견조한 상황이다. 수요가 높은 노선을 중심으로 탄력적으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적 회복 방안으로는 “구매기 도입을 통한 리스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평균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추기 위해 보잉 737-8 등 총 40대를 확정 도입할 예정이고, 추가로 옵션 10대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과 중국의 외교 관계 개선 흐름에 따라, 중국 노선의 점진적인 증편이 제주항공 실적 회복을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과 교수는 “제주항공은 과거 타 항공사 대비 중국 노선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였지만 사드 사태 이후 관련 노선들을 폐기해야 했다. 최근 8년 만에 한한령 해제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고, 중국이 자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를 실시한 데 이어 우리 정부도 3분기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한시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라며 “제주항공이 항공 안전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한 후, 수익성이 담보되는 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공급을 확대해가는 전략을 쓸 수 있다”고 분석했다.

LCC업계 내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는 추세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은 통합 LCC 형태로 규모를 키우며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유럽 노선을 나눠받은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강화로 초기 비용 부담에도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략을 추구하는 에어프레미아도 미국 노선 확대 등 수익성 강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경제 규모에 비해 많은 수의 LCC들이 경쟁하고 있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고 반짝했던 보복 소비가 잦아들면서 올해 LCC들에게는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앞서의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 항공업계 전반에 걸쳐 비용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다. 비행기 가동률이 높아지고 사고 이슈로 정비가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비비와 인건비 등이 오를 것”이라며 “공항 측에서도 팬데믹 기간에 동결했던 사용료 등 각종 비용을 인상하는 추세다.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공항에서 일제히 비용을 올리고 있어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이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항공유(SAF) 압박 역시 강화되는 추세다. SAF는 기존 화석 연료가 아닌 폐식용유나 동물성 지방 등 친환경 연료로 만들어진 차세대 항공유다. 최대 80%까지 이산화탄소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점차 각광받는 추세다. 김광옥 교수는 “유럽연합(EU) 규제 강화로 SAF를 싣지 않으면 유럽에 입국을 못하게 된다. 전세계적으로 확대 추세”라며 “항공기에 들어가는 비용 중 유가 비중이 35%인데 SAF가 두 배 이상 비싸다. SAF를 외면하면 탄소세를 내야 한다. 상당한 부담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휘영 교수는 “FSC에 비해 외부 변수에 취약한 LCC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항공사 인수합병(M&A)이나 화물·항공정비(MRO)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할 필요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장거리 노선 확대, LCC 간 얼라이언스를 통한 협력체 구축이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