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플러스스토어 내 신선 식품 분야는 홈플러스, 이마트몰(쓱닷컴), GS더프레시와 제휴몰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4월 18일 네이버는 컬리와의 전략적 제휴를 공식 발표했다. 단순 제휴몰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체적인 사업 제휴 및 전략은 2~3분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제휴 성공적이라는데…
올해 ‘커머스 키우기’를 역점 과제로 꼽고 있는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의 제휴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휴 이후 신규 가입자 증가율이 1.5배가 됐고, 이 가입자들의 쇼핑 지출도 30% 늘었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 기존 네이버멤버십 이용자는 수도권의 30대 여성이 많았는데, 넷플릭스 제휴 이후 지방과 구매력 있는 4050 남성 고객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 1분기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은 전년 대비 12%, 전기 대비 1.6% 증가한 7879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쿠팡에 비하면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쿠팡은 1분기 매출이 11조 48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쿠팡에 상대적으로 밀린 것이 신선식품 분야에서 성과가 미진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컬리와의 제휴도 이 때문에 추진됐다.
네이버와 컬리의 제휴에 증권가는 긍정적이다. 네이버는 물론이고 컬리 또한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함으로써 신규 고객 확보 비용이 낮아지고, 기존 30~40대 여성에서 좀 더 넓은 층의 고객 확보가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 신세계 등 다른 유통 대기업들은 오랜 적자 지속으로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는 상황이라, 네이버와 컬리 연대는 긍정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문제는 네이버의 ‘짠돌이’ 기질이다. 네이버는 6월부터 네이버쇼핑에 판매 수수료를 도입, 수수료율을 약 1%포인트 정도 인상할 계획인데, 이에 대해 동맹을 맺은 회사들은 “지금은 사이즈를 키워야 할 시기”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네이버와 제휴하는 한 기업 고위 관계자는 “초반에는 고객에게 퍼주기를 하면서 끌어오는 것이 필요한데, 네이버는 현금 창출력이 아주 높은 회사임에도 지나칠 정도로 수익성 위주 전략을 펴고 있다”면서 “쿠팡과 맞설 만한 사업자는 네이버뿐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점점 존재감이 약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네이버는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편 덕분에 올해 커머스 사업부가 호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단 당장 6월의 수수료율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1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은 올해 커머스 매출이 3조 55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서 암암리에 불안해하는 것은 넷플릭스와의 제휴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다. 네이버멤버십은 그동안 콘텐츠 분야에서 스포티비 나우, 티빙 등과 제휴했다가 금세 종료했다. 자체적으로 만들었던 영화 플랫폼 시리즈온도 폐쇄했다. 비용에 대해 이견이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스포티비 나우는 메이저리그나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을 독점 중계하고 있어 신규 고객 유치 효과가 컸으나 제휴가 길지 않아 가입자들 또한 금방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은 국내 프로야구를 독점 중계하고 있지만, 네이버멤버십 제휴 당시 프로야구 시청은 불가능하게 조치해 가입자들의 불만이 컸다. 만약 넷플릭스마저 비용을 이유로 조기에 제휴가 종료된다면, 전체 네이버의 커머스 실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매번 실패했던 전략적 투자
커머스 사업에 대한 네이버의 ‘투자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는 향후 진행될 컬리 지분투자 규모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네이버는 컬리와 약 10% 규모의 지분 투자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 투자와 관련해 쟁점은 가격이다. 컬리는 지난 3월 장외시장에서 15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는데, 당시 책정된 매입 가격을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이 6335억 원 규모다.
하지만 컬리는 유독 비싸게 투자한 투자사들이 많다. 최대주주인 앵커PE는 2022년 최초 투자할 당시 기업가치를 3조 8000억 원으로 잡았고, 2대주주 힐하우스캐피탈(9.9%)과 DST글로벌(8.5%), HSG그로쓰브이(8.5%) 등은 2021년 시리즈F 당시 기업가치 2조 5000억 원에 투자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10%보다 큰 규모의 인수를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문제는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 가격과 현재 가격의 괴리가 크다는 것으로, 기존 투자자들이 4분의 1 가격에 네이버가 투자하는 것에 동의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만약 네이버가 투자하게 된다면, 현재 기업가치에 적지 않은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하지만 네이버 성향상 대규모 프리미엄을 지불할 리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2021년 8월 카페24와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14.99%의 지분을 인수했다. 당시 인수 가격은 주당 4만 1280원인데, 인수 이후 한때 카페24 주가가 800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네이버는 상당액의 평가손실을 반영해야 했다.
네이버는 카페24 외에도 CJ그룹(CJ대한통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신세계인터내셔날, 이마트 등에도 전략적 제휴 방식으로 투자했는데 모두 원금 손실이다. 3000억 원을 투자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말 장부가액이 1511억 원으로 반토막났고, 스튜디오드래곤과 CJ ENM, 이마트는 이보다 더 떨어져 투자 원금은 1500억 원인데 평가액은 808억 원과 588억 원, 523억 원에 그친다. 1000억 원 투자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247억 원이 됐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2020년 이후 네이버가 전략적 제휴 목적으로 투자한 건 중 한진칼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손실일 것”이라며 “네이버의 컬리 지분 투자가 쉽게 결론나지 않는 것은 그동안 네이버의 투자가 실패로 돌아간 케이스가 많다는 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판매수수료 도입은 새로운 이커머스 지형 변화에 따라 수수료 체계에도 전면 변화를 준 것”이라며 “수수료 체계 자체가 전반적으로 모두 바뀌었고, 판매수수료를 도입함과 동시에 버티컬 사용료(채널유입 수수료)는 인하돼 무조건적으로 인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넷플릭스 제휴의 단기 종료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협업을 통해 윈윈효과를 강력하게 체험했다”면서 “사업적 계약 관계를 기반으로, 그 안에서 사용자들에게 더 큰 만족도를 주기 위한 다양한 협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포티비 나우, 티빙 모두 단기종료가 아니라 계약 기간의 만료”라며 “파트너사의 사업적 환경 및 전략적 판단의 변화 등 다양한 상황들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컬리 지분 매입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컬리와의 제휴 방향성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지분 매입 등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업하며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면서 “연합한 기업들과 서로 시너지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활발한 협업과 공동 사업 기회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영훈 언론인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