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스는 지난 5월 7일부터 소비자가 광고를 클릭해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 판매자에게서 판매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판매자는 광고료와 수수료의 이중 부담 없이 낮은 수준의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토스쇼핑의 판매 수수료는 약 8%로 대부분 이커머스 판매 수수료가 12% 수준임을 감안하면 낮은 편이다.
토스쇼핑의 판매자 친화 전략 중 하나는 업계 최단 기간으로 꼽히는 ‘빠른 정산’이다. 토스쇼핑은 상품의 구매확정일로부터 2영업일 이내에 수수료를 차감한 판매 대금을 판매자에 지급한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자금을 빠르게 확보하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해진다.
토스는 소비자 대상 ‘개인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5월부터는 결제 데이터 등을 활용해 각 사용자별로 각기 다른 판매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사용자별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해 클릭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토스가 마이데이터 1위 사업자인 만큼 고객의 소비 패턴과 관련한 풍부한 데이터를 이미 보유하고 있어 소비자 맞춤형 판매 전략을 꾸리기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토스쇼핑은 2023년 4월 토스페이 탭 안의 ‘공동구매’ 서비스로 시작됐다. 이후 오픈마켓 형태로 전환되면서 판매자들이 입점 신청을 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소규모 커머스 서비스로 운영돼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점차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 토스는 지난해 말부터 토스쇼핑을 앱 하단에 위치한 메인 탭에 배치했다. 지난 3월에는 2025년을 토스의 ‘커머스 원년’으로 선포하며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토스 채용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커머스 관련 채용 포지션만 16개에 달한다.
토스쇼핑의 경우 토스페이로만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앱 내 체류시간·토스페이 이용률을 모두 제고할 수 있다. 판매 수수료에 토스페이 결제 수수료까지 이중으로 수익화가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김익성 동덕여대 뉴에듀케이션칼리지(NEC) 원장은 “커머스 사업부를 강화하면서 토스페이도 확장 가능하게 된 것이다. 업력은 짧지만 토스의 기존 고객들이 전부 잠재 고객이기 때문에 다른 온라인 쇼핑몰보다 크게 유리하다”라며 “판매자에게도 잠재 고객이 많다는 점은 동일하다. 판매자에게 상품 판매에 유리한 시간·상품·가격까지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토스 앱의 MAU는 2480만 명에 달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는 약 800만 명이 토스쇼핑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781만 명), G마켓(543만 명)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현재 토스에 등록된 판매자는 3만~4만 명 수준으로 토스는 내부적으로 올해 판매자를 3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는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679억 원, 영업이익 709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에는 창립 11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토스인슈어런스·토스페이먼츠·토스씨엑스·브이씨엔씨·토스플레이스 등 주요 계열사들은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는 상태다.
토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 다각화를 위해 토스가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하려고 커머스를 키우는 것으로 이커머스가 잘 되면 이용자들이 늘어나니까 거기에 광고나 홍보를 붙여서 수익화를 할 계획”이라며 “유통 쪽 경험이 없다 보니 당장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자신감은 있는 상태”라고 귀띔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결국 모든 플랫폼의 마지막 정착지는 커머스다. 카카오도 카카오톡으로 고객을 모아 압도적이고 지배적인 플랫폼이 됐지만, 메시징 서비스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 카카오 선물하기 같은 수수료 기반 사업으로 확장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스도 금융만으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이미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한 결과 자연스럽게 커머스로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토스쇼핑의 차별성과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예컨대 쿠팡은 빠른 배송, 네이버는 AI(인공지능), 카카오는 선물하기 등 차별화된 스타일과 콘셉트를 만들고 있는데 토스는 플랫폼에 단순히 오픈마켓을 올린 것에 불과한 상태다. 유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라며 “가격이 저렴한 특가 상품 위주의 판매는 결국 소비자에게 ‘땡처리’로 인식될 수 있다. 첫 화면에 노출된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리뷰도 거의 없고 실질적인 판매가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플랫폼만 열어두고 셀러를 모집하는 방식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물류 시스템이 미비한 점도 토스쇼핑의 한계로 지적된다. 쿠팡은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를 통해 당일·익일 배송이 가능한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네이버쇼핑, 이마트 등 기존 유통업체들은 대형 물류사와의 제휴를 통해 배송 품질을 개선하고 있다. 반면 토스는 물류사와의 협력 없이 판매자에게 전적으로 배송을 맡기고 있다. 이에 따라 상품마다 배송 속도가 천차만별이고 평균적인 배송 주기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품질관리 면에서도 신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익성 NEC 원장은 “국내 오픈마켓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토스도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특히 토스는 온라인상에서 누구나 토스페이만 사용하면 입점할 수 있도록 개방한 상태다. 광범위하게 셀러를 모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품의 유해성이나 품질에 관해서는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의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제 시스템과 쇼핑의 시너지는 상당할 수 있다. 토스가 혁신을 잘하는 업체이고 아직은 초기인 만큼 유통업계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라며 “토스로서는 잃을 게 없는 사업이다. 궁극적으로는 나중에 상품성 있는 PB(자체 브랜드) 개발까지 나아가 대체하기 어려운 서비스로 자리잡을 경우 생존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토스 관계자는 “토스쇼핑은 단순한 쇼핑 기능을 넘어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라며 “올해 입점 판매자를 대폭 늘려 쇼핑에 유리한 환경을 고객들에 제공하고 추천과 머신러닝 기능도 적극 활용해 커머스 분야를 키워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