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월 이 남성은 전기 충격 사고로 사지 마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3월 25일 푸단대학교 부속 화산병원에서 계단 의료가 발명한 ‘뇌-기계 인터페이스’ 제품을 이식했다. 머리카락 굵기의 1%가량 되는 두 개의 전극이 머리 양쪽에 박혔고, 두개골 한 가운데엔 이를 연결하는 동전 크기의 장치가 심어졌다.
수집된 뇌 신호는 무선으로 외부 장치에 전송된다.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수치로 전환되면 기계가 작동하는 원리다. 남성은 제품 이식 후 한 달가량 훈련을 받았다. 그 결과,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 또 자동차 경주와 바둑 같은 간단한 게임도 즐겼다.
계단 의료 관계자는 “중국 최초이자 전 세계 두 번째 임상실험”이라면서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이 컴퓨터, 로봇 팔, 전동 휠체어 등의 장비를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더욱 정밀한 조작을 위해선 보다 정확한 뇌 신호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계단 의료 창립자이자 중국과학원 뇌 분야 연구원 자오정튀는 “우리 장치는 워낙 얇기 때문에 두개골을 관통할 필요가 없다. 뇌 운동 피질 위에 약 5mm 정도의 홈을 만들어 장비를 박고, 다시 그 홈에 작은 구멍을 뚫어 전극 끝을 뇌 조직에 삽입하면 된다”고 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장치에 비해 절반가량 얇다.
뇌-기계 인터페이스 제품을 만들 때 뇌 조직 손상을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전극을 작고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계단 의료 창립자 중 한 명인 리쉐는 “우리가 사용하는 전극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작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전극의 최대 7분의 1 크기”라면서 “전극들이 공중에서 뜨거나 구부러질 수 있다. 하지만 워낙 가늘어서 뇌 세포가 옆에 이물질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식 수술은 한 시간가량 걸렸다. 수술 후 일주일간 회복 과정을 마친 후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던 이 남성은 “처음 마취가 풀린 후 두피 쪽이 따끔거리는 느낌이 있었을 뿐 지금까진 아무런 부작용은 없었다”고 했다. 그의 뇌에 심어진 장비는 무선으로 충전과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따로 두피를 열 필요가 없다. 다만, 리시버가 달린 모자를 써야 한다.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사람 스스로가 장비를 제어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심장박동기처럼 이식 즉시 작동하는 것과는 다르다. 자오정튀는 “처음엔 컴퓨터 화면의 공을 움직이는 훈련을 한다. 가상의 팔이 화면 안에 있는 것처럼 상상을 한 뒤, 이 팔로 공을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계단 의료 측에 따르면 이식된 장치를 능숙하게 다루기 위해선 36개월 훈련 코스를 이수해야 한다.
뇌-기계 인터페이스 업계의 오랜 과제 중 하나는 뇌 조직이 움직이면서 종종 전극이 이탈한다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되면 뇌로부터 수집된 신호가 전달되지 못한다. 계단 의료 측은 “이번에 이식된 장치를 장시간 관찰했지만 그 어떤 이탈도 없었고, 신호 품질도 안정적이었다”면서 “전극이 유연하기 때문에 뇌 조직과 부딪히더라도 다시 원상태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2028년 출시될 예정이다. 자오정튀는 “정식적으로 의료기기 등록 절차를 밟을 것이다. 이를 위해 3~4차례 추가 임상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뇌에 이식된 장치는 1년 정도 추적 관찰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40명 정도의 피험자를 모집할 것으로 보인다. 등록 심사 기간까지를 포함해 2028년 무렵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뇌-기계 인터페이스 임상이 처음 이뤄진 것은 2004년이다. 지금까지 70명 정도가 이식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엔 딱딱한 바늘을 사용한 전극을 썼다.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많았다. 유선으로 해야 하니 머리 위엔 거대한 ‘플러그’를 꽂아야 했다. 하지만 이젠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초유연성 전극이 등장했고, 무선으로 신호를 전달한다.
그동안 중국은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임상실험 횟수, 기술 특허, 연구 성과는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했다는 평이다. 2025년 3월 국가의료보험국은 뇌-기계 인터페이스 가격 항목을 신설했다. 이는 가까운 미래에 관련 제품이 판매될 것임을 짐작케 한다. 리쉐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제품은 신체가 불편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