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범은 이날 박용우와 함께 중원을 구성했다. 최근 꾸준히 호흡을 맞추고 있는 조합이었다. 특히 황인범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많은 감독이 거쳐가는 와중에도 대부분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지난 3월 오만전 홈경기가 이번 월드컵 예선 과정에서 유일하게 출전하지 않은 경기였다. 소속팀에서 입은 부상 여파였다.
이날 이라크전에서는 손흥민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손흥민은 측면 공격수이지만 대표팀에서는 플레이메이킹에 참여하는 빈도가 잦다. 그의 부재에 '중원 사령관' 황인범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황인범은 중원을 지배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유의 컨트롤과 짧은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는가 하면 시원스러운 전환 패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코너킥 등 세트피스도 담당했고 날카로운 슈팅도 시도했다.
백미는 팀의 두 번째 골 과정에서 선보인 플레이였다. 수비진에서 넘어온 패스를 속임 동작과 함께 받으며 이라크 수비 2명을 무력화 시켰다. 이를 곧장 전방으로 침투하는 전진우에게 건넸고 오현규의 골로 이어졌다.
정규시간이 끝나가던 시점임에도 흔들림 없는 체력과 집중력을 선보였다. 황인범은 지난 5월 18일 이후 시즌 일정이 마무리돼 실전을 소화하지 않고 있었다. 적지 않은 공백이었으나 황인범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 듯 보였다.
축구 통계 사이트 '옵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황인범과 관련한 흥미로운 통계를 공개했다. 그는 이날 파이널 서드 지역(공격 지역)에서 46개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이는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경기 전체를 통틀어 최고 기록이었다. 옵타는 황인범을 '대체할 수 없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날 90분을 소화하면서 슈팅 2개(유효슈팅 1개), 패스시도 110개(성공 101개)를 기록했다.
어느덧 베테랑 반열에 접어들고 있는 황인범이다. A매치 기록은 68경기 6득점으로 늘어났다. 선발 라인업 11명 중 이재성(97경기)과 황희찬(72경기)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출전 기록이었다. 후반 중반 이재성이 교체로 나간 이후에는 주장 완장을 이어 받기도 했다. 손흥민이 없는 와중에도 팀의 중심을 지키고 있는 황인범이 향후 어떤 활약을 보일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