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의 지난 시즌 순위는 17위로 강등권 바로 위 위치였다. 다만 승점 격차(13점)는 강등권과 멀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는 마침내 염원하던 우승컵까지 들었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는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판매해 4200만 유로(약 730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반면 2억 1000만 유로(약 3652억 원)를 투자해 보강에 나섰다. 10여 년간 팀의 공격을 이끌어왔던 손흥민과 작별했고 새로운 공격수 영입에 열을 올렸다. 임대로 활용하다 완전 영입 계약을 완료한 마티스 텔을 포함, 4명의 공격 자원이 팀에 새롭게 합류했다.
하지만 현재로서 토트넘의 공격 보강 작업은 낙제점을 받고 있다. 단순한 비교로도 토트넘의 신입 공격수 4명은 손흥민 1명의 영향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리그 30경기에 출전, 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최상위권의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을 선보였다.

토트넘의 공격진에는 손흥민의 공백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간 팀의 주축 공격 2선 자원으로 활약하던 제임스 메디슨, 데얀 쿨루셉스키는 이번 시즌 단 1분도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나란히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각각 무릎 수술을 받았고 이번 시즌 중 복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팀은 공격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 3명을 동시에 잃었다. 한 번에 많은 것이 바뀐 토트넘으로선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외에도 시즌 중 크고 작은 부상이 반복됐다. 수비, 미드필더, 공격 등 부상 발생은 포지션을 가리지 않았다. 강등권 탈출이 절실한 현재도 공격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할 쿠두스가 빠져 있다. 직전 경기에서 로메로는 부상으로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했다. 향후 전력 이탈이 예상된다.
토트넘은 리더십 교체를 놓고도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개막 초반 반짝 성적을 낸 이후 내리막을 타며 지난 2월 11일 경질됐다. 부진이 장기화됐으나 경질 결정이 늦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후 부임한 이고르 투도르 임시 감독은 부진을 거듭하다 7경기 만에 부친상을 이유로 사임을 결정했다. 새 선장을 찾았으나 토트넘에게는 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최근 사령탑에 오른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체제 또한 앞날을 알 수 없다. 첫 경기였던 최근 선덜랜드전에서 패배를 안았다. 데 제르비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비교될 정도로 전술이 호평을 받지만 현재 토트넘의 상황에 어울리는 감독인지는 의문이 따른다.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특유의 복잡한 빌드업 체계를 팀에 이식할 수 있을지 우려가 따른다.
한 시즌에 세 감독을 거치면서 이들의 스타일이 제각각이라는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비판의 화살은 현재 구단을 이끄는 요한 랑에 스포팅 디렉터, 비나이 벤카테샴 CEO에게 향한다. 사령탑 교체 과정, 전력 보강 기회 등에서 팬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 결정으로 팀의 강등권 추락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장기간 '빅6'로 꼽히는 규모와 위상을 자랑하는 팀이다. 지난 10년 사이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위권에 자리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 수차례 참가하며 결승 무대까지 밟았다. 그 사이 대규모 스타디움과 최신식 훈련장까지 갖추게 됐다. 하지만 49년 만에 2부리그로 떨어지며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처지에 처했다. 시즌 종료까지는 단 6경기가 남았다. 토트넘은 구단 최대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