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 부임 이래 최악의 A매치 기간이었다. 2024년 여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A매치 2연전에서 연패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2025년 10월 브라질을 상대로 0-5 대패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상대는 코트디부아르, 오스트리아에 비해 한 차원 수준이 높은 상대였다. 직후 열린 파라과이전에서는 2-0 승리로 만회하기도 했다.
이번 결과는 단순 연패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월드컵 개막이 가까이 다가온 상황임에도 경기 내용면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이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전의 경우 주도권을 잡는 듯했던 경기 초만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흔들리는 경기가 펼쳐졌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대표팀을 향한 분위기다. 팬들은 대표팀을 향한 비판을 넘어 무관심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인다. 코트디부아르전은 비교적 관전이 쉬운 주말 저녁 시간대에 열렸으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의 두 개 TV 채널 시청률 합은 4.7%(tvN 2.6%, TV조선 2.1%, 닐슨코리아 기준)였다. 직전 평가전인 가나와의 경기 당시 8.5%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전부터 대표팀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하락은 감지되고 있었다. 2024년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매치가 열릴 때면 상대에 관계없이 6만 명 내외 관중을 기록했다.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A 매치에도 2024년 10월 3만 5198명 관중이 찾은 바 있다.
하지만 2025년부터 하락세가 시작됐다. 10월과 11월에 걸친 4경기는 브라질전(6만 3237명)을 제외하고 관중이 3만 명 내외에 그쳤다. 서울에서 열린 파라과이전은 2만 2206명에 머물러 축구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으로 이어지며 국가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불신은 깊어졌다.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간부, 홍 감독이 함께 국회 현안질의에 불려 다니는 장면은 이들을 향한 부정적 이미지를 더한 바 있다. 이후로도 대표팀이 그라운드에서도 뚜렷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자 이들을 향한 시선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다.

이번 2연전의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중앙 미드필드 조합 찾기였다. 대표팀은 황인범이라는 핵심 미드필더를 보유한 가운데 부상으로 빠진 그의 옆자리 주인공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이번 A매치 기간을 앞두고 황인범마저 부상으로 쓰러졌다. 대회 본선에서도 같은 상황이 나올 수 있기에 다른 자원들의 분발이 필요했다.
이번에 소집된 대표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분류될 수 있는 자원은 권혁규, 김진규, 박진섭, 백승호, 홍현석 등 5명이었다. 홍 감독은 이들 모두를 2경기에서 기용했다.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한 선수는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김진규였다. 지난해부터 대표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백승호도 김진규와 비슷한 시간을 소화했다. 박진섭은 코트디부아르전에 선발로 나서 전반전만을 뛰었고 권혁규는 오스트리아전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됐다. 홍현석은 2경기 모두 김진규와 교체돼 경기를 소화했다.
이들 중 어느 누구도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수비적 안정감도, 공격에서의 날카로움도 찾기 어려웠다. 상승세를 보이던 김진규, 경험 많은 백승호도 뚜렷한 해답이 되지는 못했다. 현재로선 황인범의 회복, 복귀만을 오매불망 바라보게 됐다.

코트디부아르, 오스트리아를 상대로도 수비는 백3 형태로 나왔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간 백3의 왼쪽에 주로 치우쳐서 출전했던 김민재가 중앙에 배치됐다는 것이다.
한때 백3 시스템은 '과거 지나간 유행'으로 치부되던 시절이 있었다. 백4 시스템이 세계 축구를 지배했고 백3 일변도로 지속되던 한국 국가대표 및 국내 K리그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발을 맞춰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세계 정상급 팀도 백3 수비 전술을 쓰는가 하면 한 경기 내에서도 유연하게 수비 배치의 형태를 변형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홍명보식 백3 시스템은 이번 2연전에서 과정과 결과가 좋지 않았다.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는 속수무책으로 상대 공격에 당했다. 오스트리아전에서 다소 개선되는 듯했으나 백3 시스템의 약점인 윙백의 뒷공간을 공략당해 실점했다.
홍명보호 전술에 대해 이상윤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의문이 들기는 한다. 홍 감독은 초보 감독 시절부터 최근까지 4-2-3-1 포메이션을 정말 꾸준하게 즐겨 사용해왔다. 어떤 이유로 백3 시스템으로 방향을 틀었는지 모르겠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홍 감독은 지도자 커리어 내내 백4 전술을 애용해왔다. 2025년 상반기 월드컵 예선이 진행되던 시절까지도 백4 전술이 이어졌다. 여름에 접어들며 동아시안컵 때부터 백3를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플랜B' 정도로 여겨졌으나 현재까지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이 해설위원은 "선택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백3 기반은 정교하게 구현하기 어려운 전술이다. 선수들이 자리를 잡고 간격을 유지하려면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 또 일부 선수들이 털어 놨듯이 대표팀 선수들이 뛰고 있는 소속팀에서와 다르기 때문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재 공격 작업도 잘 이뤄지지 않지만 수비가 돼야 공격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촉박하지만 시간은 남아 있다. 홍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세심한 지시와 훈련이 필요하다. 월드컵이 임박해서는 훈련 시간이 비교적 길다. 절대적으로는 짧은 기간이지만 팀의 조직력이 올라오길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명보호 월드컵 첫 상대, 체코는 어떤 팀?
대한민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상대가 결정됐다. 이전까지 유럽 예선이 완료되지 않아 상대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표팀의 월드컵 첫 일정, 6월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만날 상대는 체코다.
체코는 지난 1일 체코 프라하의 제네랄리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최종 플레이오프 D조 결승전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당초 덴마크의 우세가 점쳐지던 경기였다. 하지만 주도권은 체코가 쥐었다. 체코의 선제골 이후 덴마크가 따라붙으며 승부가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서도 체코의 골 이후 덴마크의 동점골로 승부차기로 돌입했다.
승부차기는 체코가 압도했다. 덴마크가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제외한 세 명의 키커가 골을 넣는데 실패한 반면 체코는 세 명의 키커가 성공하며 3-1로 승리했다. 체코는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로 향하게 됐다.
당초 승부는 덴마크의 우세가 점쳐지던 경기였다. 홍명보 감독마저도 "모두가 덴마크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체코는 단단한 수비로 덴마크의 공세에서 벗어났다. 실제 공 점유율, 슈팅 숫자 모두 덴마크가 앞섰으나 최후에 웃은 쪽은 체코였다.
체코는 한때 월드컵 준우승(1962년), 8강(1990년)을 달성하는 등 강호로 꼽히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세계축구 정상에서 다소 밀려나 있었다. 2006년 이후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각종 대회에서 '다크호스'로 꼽혀오던 덴마크와는 최근 분위기가 달랐다.
체코는 동유럽 특유의 피지컬과 힘을 앞세운 플레이 스타일을 자랑하는 팀이다. 상대 팀으로선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집중력이 특히 요구된다. 덴마크와의 일전에서도 체코는 코너킥, 스로인 상황에서 각각 골을 기록했다.
대한민국과는 그간 5경기를 치렀다. 1승 2무 2패로 체코가 앞선다. 최근 경기는 2016년 프라하에서 열린 친선전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당시 대표팀은 윤빛가람과 석현준의 골로 승리(2-1)를 거뒀다. 현 대표팀 멤버 중 손흥민과 이재성이 출전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