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존하는 유럽파 선수 가운데 우승 경험이 가장 많은 이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다. 발렌시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때도 스페인 컵대회 우승컵을 들었다. 프랑스의 절대 1강 파리에서는 매 시즌 우승컵을 따내고 있다.
이번 시즌 역시 파리는 유력한 리그앙 우승 후보다. 시즌 막판인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강인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35경기(리그 23경기, 챔피언스리그 10경기)에 나서 3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 레이스에 힘을 보탰다.
이외에도 파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파리와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툴 팀은 김민재가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이다. 뮌헨은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조기에 확정했다. 30경기에서 109골을 기록하는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며 빠른 시점에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 2명을 기용하는 뮌헨의 3옵션으로 활약했다. 앞선 두 시즌에 비해 팀의 중심에서 다소 밀려났다. 자연스레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고 이적설에도 자주 휘말리고 있다. 다만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상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역시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챔피언 등극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 8년간 리그를 석권해온 즈베즈다는 이번 시즌도 적지 않은 격차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설영우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하며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과 차이가 있다면 좌우를 빈번하게 오가기보다 주로 오른쪽 포지션에서 집중 기용됐다.

이번 시즌에는 일정이 진행 중인 겨울 이적시장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가 있었다. 주인공은 최전방 공격수 오현규(베식타스)다. 벨기에 무대에서 활약하다 지난 2월 초 튀르키예 베식타스로 이적했다.
이번 시즌 개막 이후 오현규는 벨기에 헹크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었다. 리그 20라운드를 넘어서며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오현규의 입지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지난 시즌 3위에 올랐던 헹크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고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새로운 감독은 오현규보다 다른 공격수에게 기회를 줬다. 리그 21라운드부터 3경기에서 단 6분을 소화한 오현규는 결국 이적을 결심했다.
베식타스는 공격진에 공백이 있는 상황이었다. 기존 최전방 공격수 타미 에이브러햄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러브콜을 받고 떠났다. 이에 오현규는 이적 직후부터 선발로 경기에 나섰고 곧장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데뷔 첫 3경기에서 연속으로 골을 넣으며 단숨에 팀의 핵심으로 등극했다. 이후 오현규는 최근까지도 꾸준히 풀타임에 가까운 출전시간을 기록 중이다. 튀르키예 무대에서의 기록은 11경기 7골이다.
축구 국가대표팀 역사상 최초의 해외 태생 혼혈선수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 데뷔했다. 성인 무대 데뷔 이후 이전까지 꾸준히 2부리그에서만 뛰어왔던 카스트로프다. 그동안의 활약을 인정받아 뉘른베르크에서 묀헨글라드바흐로 이적하며 독일 최고 무대를 밟게 됐다.
1부리그에서도 그는 유틸리티 자원으로서 능력을 발휘했다. 시즌 초반 중앙 미드필드 지역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공수 밸런스를 잡는 위치에 서는가 하면 전진 배치돼 공격에 비중을 높이기도 했다. 이전과 같이 좌우 윙백 자리에도 섰다.
그중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위치는 왼쪽 윙백이다. 지난 2월 말부터 꾸준히 이 자리에서 활약 중이다. 3월에는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 1도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소속팀에서 이달의 선수를 수상했고 리그에서는 이달의 신인 후보에 들었다. 이에 대표팀에서도 그를 측면 포지션에 세워보려 했으나 3월 A매치 기간에는 부상으로 실행하지 못했다.

18세에 K리그에서 빛나는 활약 이후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한 유망주 양민혁도 이번 시즌 유니폼을 갈아입은 자원이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의 포츠머스 임대로 시즌을 시작했다. 16경기에 출전해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듯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같은 리그 내 코벤트리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1부리그 승격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팀 상황에서 프랭크 램파드 감독의 러브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양민혁의 선택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적 초반 3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했으나 2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교체 명단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실전 경험을 쌓지 못하며 그사이 국가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기존 대표팀에 큰 공백이 생기지 않는 이상 양민혁의 월드컵 명단 합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은 소속팀의 성적 탓에 좌절을 겪었다. 울버햄튼은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후 반환점을 도는 18라운드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무승부조차 2회뿐이었다. 33라운드 경기를 치르기까지 쌓은 승리는 단 3승이다. 지난 21일 17위 웨스트햄이 승점을 쌓아 올리며 울버햄튼의 1부 잔류 가능성은 0%가 됐다. 남은 일정에서 울버햄튼이 전승을 거두고 웨스트햄이 전패를 기록해도 순위는 뒤집어지지 않는다.
황희찬 개인의 활약도 도드라지지 않았다. 리그 22경기 2골 1도움으로 팀의 부진 탈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다만 영향력이 적었던 소속팀에서와 달리 지난 3월 A매치 기간에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는 시점,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2025-2026시즌이 막판으로 흐르는 상황, 이상윤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부상을 가장 경계했다. 그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과거, 시즌을 잘 치르고도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도 있었다. 부디 몸 조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신적인 회복도 중요하다.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는 힘들다. 지나간 시즌은 잊고 그 다음을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