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기간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보험업계 관련 공약은 크게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급여화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 △보험가입자 부담경감 등으로 나뉜다. 보험업계에서는 요양업, 펫보험 등 신사업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의료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2년에 이어 이번 대선에 다시 꺼낸 공약들도 있다. 특히 20대 대선 당시 금융분야 제1호 공약이었던 편면적 구속력 제도를 21대 대선 정책공약집에도 내걸었다. 금융 지식이나 법률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를 상대적 약자로 보고, 금융사와 소비자가 간 분쟁 발생 시 소비자에게 유리한 권리를 주는 제도다.
편면적 구속력 제도가 도입되면, 2000만 원 이하 소액 금융분쟁 발생 시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을 소비자가 수락하면 금융사가 무조건 따라야 한다. 생명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사법부를 통해 법리해석을 맡겨야 할 분쟁 사안이 있을 수도 있다”며 “도입 대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법인보험대리점(GA) 판매책임 강화 카드도 다시 꺼냈다. 20대 대선 당시에는 불완전판매와 불건전영업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GA가 보험사와 동일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하며, 배상책임을 보험회사와 연대하여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재명 정부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주관하는 ‘공정경쟁질서 유지 협정’에 GA업계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4년 기준 GA 수는 약 3500개이며, GA 소속 보험설계사 수는 약 20만 명으로 전체 설계사의 총 65%를 차지하고 있다. GA 업계의 소비자 민원 비중은 전체의 약 40~45% 수준이다. 설계사 이력확인제도인 e-클린시스템을 통해 계약 취소율과 민원 이력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불완전판매나 보험사기 자체 징계 이력 등 세부 내역을 확인하기가 어려워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GA 입장에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GA업계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이전에도 금융당국이 불완전 판매 등 불법행위를 줄이자는 명목으로 GA 내부통제 운영실태 평가 등을 시행해왔다”며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으로 수익이 인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여되는 책임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GA일수록 영위하기가 어려울 수 있겠다는 염려가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본인부담상한제 ‘우선지급-사후정산’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보험가입자가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가 우선 보험금 전액을 지급하고 그 다음해 환급액이 발생하면 건강보험공단이 보험사에 지급해주는 방식이다.
본인부담상한제는 병원비로 인한 가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년 동안 환자 병원비(비급여 등 제외)가 일정 금액(2024년 기준 소득 수준에 따라 87만~808만 원)을 넘으면 그 초과분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신 내주는 제도다. 그런데 실손보험금과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이 이중으로 지급되는 사례가 많았고, 환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보험금 우선지급제가 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라는 분석이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시행 첫해에 지급하는 보험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그 규모에 따라 자본금 감소, 금융수익 감소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다음해에 환급액이 생기기 때문에 우려는 금방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약도 나왔다. 새 정부는 ‘선택형 특약’을 통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진료·질병 보장을 포기하는 대신 보험료를 덜 내는 구조를 고안했다. 예컨대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없고, 건강하다고 판단하면 추후 해당 질환에 걸려 치료를 받아도 보험금을 지급받지 않기로 부담보 설정을 하는 방식이다.
1·2세대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을 내지 않거나 20% 이하 금액을 내지만 3·4세대보다 월 보험료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3년 4월 이전에 실손보험에 가입한 1·2세대 가입자가 5세대로 갈아타면 보상금을 주는 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만약 선택형 특약 공약이 실현되면 1·2세대 가입자들이 현재 판매 중인 4세대나 올해 말 출시 예정인 5세대로 이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4년 실손보험 관련 보험손익은 마이너스(-) 1조 6226억 원, 실손보험 경과손해율은 99.3%이다. 선택형 특약 정책이 실손보험 손익에 영향을 미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앞서의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도수치료와 같은 의료행위나 각종 질환 등 부담보 설정 범위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고객들의 반응이 어떤지 중요한 가운데,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 중 하나인 과잉 진료·치료가 특약 출시 이후로 줄어들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