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후보자 어머니가 소유한 서울 양천구 목동 소재 빌라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김 후보자 어머니는 주식회사 A 사와 2019년 3월 전세 계약을 맺었다. 보증금은 2억 원, 계약 기간은 1년이었다.
1년짜리 전세 계약은 흔치 않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임대차계약 보장 기간이 2년이기 때문이다. 계약서상 전세 기간이 1년이라고 하더라도 세입자는 2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집주인으로서는 실효성 없는 1년짜리 전세 계약을 맺을 이유가 없다.
A 사 측이 김 후보자 어머니 빌라에 실제로 거주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건축 감리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A 사는 2019년 당시 본점이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었다. 영등포구는 김 후보자가 2020년과 2024년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지역구다. A 사와 김 후보자 어머니의 전세 계약은 두 달 만인 2019년 5월 해지됐다.
A 사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A 사 대표이사 이 아무개 씨 주소는 줄곧 영등포구 신길동이었다. 이 씨가 대표이사를 맡은 또 다른 법인등기부에도 2019년 이 씨 주소는 영등포구 신길동으로 기재됐다. 이 씨 주소가 양천구 목동으로 변경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상법에 따라 법인 대표이사 주소가 바뀌면 2주 안에 법인등기부에 반영해야 한다.

이 주민은 이어 “어느 날부터 한 총각이 (김 후보자의) 장모와 같이 살았다. 장모한테 아들이냐고 물어봤더니 손자라고 대답했다. 요새는 총각만 보인다”며 “김 후보자도 어머니가 이사 나간 후 몇 년간 빌라에 살았던 걸로 기억한다. 김 후보자 짐은 아직 빌라에 있는 것 같다. 김 후보자 아내는 요새도 빌라에 종종 왔다 갔다 한다”고 덧붙였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A 사 대표이사 이 씨는 김 후보자 팬클럽 결성을 주도했던 회원으로 파악됐다. 2019년 6월 만들어진 김 후보자 팬클럽 네이버 밴드 ‘김민석과 참좋은사람들’에서 이 씨는 공동리더로 활동했다. 공동리더는 네이버 밴드 게시판 관리, 공지 등록 등 권한을 가진다. 일종의 공동운영자다. 이 씨는 김 후보자 어머니와 전세 계약을 맺고 3개월 뒤 김 후보자 팬클럽을 만든 셈이다.
이 씨는 2019년 8월 김 후보자 팬클럽 네이버 밴드에서 “밴드 활성화에 힘쓰도록 노력하겠다”며 “팬클럽이 활발해지도록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20년 1월엔 김 후보자가 총선 출마를 앞두고 후원회를 만든 소식을 알리면서 “주변 지인들에게도 많은 홍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팬클럽 한 회원이 후원금을 보냈다고 댓글을 달자 이 씨는 “소중한 후원 감사드린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 씨가 공동리더를 맡은 팬클럽을 알고 있었다. 김 후보자는 2019년 10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팬클럽 ‘김민석과 참좋은사람들’ 링크를 공유하면서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팬클럽 밴드를 만들어주셨다”며 “많이 가입해주시고 주변에 권유도 하고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와 A 씨의 긴밀한 관계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 씨는 김 후보자가 운영했던 사단법인 아이공유프로보노코리아 이사를 2018년 12월~2020년 12월 지냈다. 김 후보자 아내도 2018년 12월 이 씨와 같은 날 아이공유프로보노코리아 이사로 선임됐다.
#예비 며느리 전세 대출 ‘편법’ 의혹
A 사에 이어 김 후보자 어머니와 전세 계약을 맺은 상대방은 김 후보자 아내였다. 김 후보자 재산 신고 내역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 아내는 2019년 4월 김 후보자 어머니와 보증금 2억 5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보증금 액수가 한 달 만에 5000만 원 증가했다. 2019년 3월 전세 계약을 맺었던 A 사는 보증금이 2억 원이었다.
이해하기 힘든 대목은 하나 더 있다. 김 후보자 아내는 전세 계약을 맺으면서 하나은행에서 2억 원을 대출받았다. 며느리가 시어머니 집에 살기 위해 2억 원이나 대출 받은 셈이다. 김 후보자 아내의 당시 자금 사정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김 후보자 아내는 전세 계약 두 달 전이었던 2019년 2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 오피스텔을 3억 8000만 원에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 아내의 전세 대출은 편법 의혹이 있다. 가족 간 전세 계약은 가능하지만 은행에서 전세 대출은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아내와 2019년 12월 결혼식을 올렸다. 김 후보자 어머니와 아내가 전세 계약을 체결한 2019년 4월은 김 후보자와 아내가 혼인 신고를 하기 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자 아내는 전세 계약 상대방이 예비 시어머니라는 사실을 은행에 알리지 않고 전세자금 명목으로 대출을 받았을 수 있다.
김 후보자 아내가 대출받아 김 후보자 어머니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보낸 돈은 채무 변제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자 어머니 빌라에 오랜 기간 설정돼 있던 근저당권 두 건은 김 후보자 아내의 전세 계약 두 달 뒤인 2019년 6월 해지됐다. 김 후보자는 어머니 빌라를 담보로 2007년 8월 하나은행에서 채권최고액 3600만 원으로 돈을 빌렸다. 김 후보자 어머니 역시 빌라를 담보로 2013년 3월 하나은행에서 채권최고액 3600만 원으로 돈을 빌렸다.
김 후보자는 2020년 총선에 출마했을 당시에는 어머니와 아내의 전세 계약을 재산 신고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나온 김 후보자 책자형 선거공보에 어머니 재산은 1억 6332만 원으로 표기됐다. 반면 김 후보자가 총선 당선된 이후 2020년 5월 말 기준 재산 신고를 보면 김 후보자 어머니 재산은 마이너스(-) 6934만 원이었다. 건물임대채무 2억 5000만 원이 반영된 영향이었다.
#사돈 간 전세, 매매가보다 비싼 의혹
김 후보자 아내에 이어 김 후보자 어머니와 전세 계약을 맺은 상대방은 김 후보자 장모였다. 사돈 간 전세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김 후보자 장모는 2020년 5월 김 후보자 어머니와 보증금 2억 8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1년 만에 보증금 액수가 3000만 원 더 늘었다.
사돈 간 전세 계약은 매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체결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후보자 어머니 빌라는 2020년 공시가격이 1억 5800만 원이었다. 보증금 2억 8000만 원은 공시가격 177%에 달하는 액수다. 2020년 빌라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은 평균 69%였다. 역산하면 공동주택 시세는 공시가격의 평균 145%였다.
주변 빌라 전세 거래를 살펴봐도 김 후보자 장모의 전세 보증금 액수는 이례적이었다. 김 후보자 어머니 소유 빌라 다른 호실은 2020년 6월 공시가격 124% 가격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또 다른 호실은 공시가격 140% 가격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맞은편 빌라는 2020년 1월 공시가격 85%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6월 19일 일요신문에 김 후보자 어머니의 전세 계약 세 건 모두 “정상적인 임대차 계약”이라고 반박했다. 보증금 액수에 대해서는 “주변 전세 시세에 따랐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 장모가 보증금 2억 8000만 원을 실제로 지급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장모가 지급했다”며 “장모는 실거주 목적으로 주변 전세 시세에 따른 정상적인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