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이 사망하고 2주일 뒤, 교코 씨 앞으로 보험금과 함께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라스트 레터’ 서비스였다. 휴대폰으로 큐알(QR)코드를 읽으면 고인의 메시지가 나타난다.

NHK에 따르면 “이러한 서비스는 음성·영상 메시지, 라인(Line) 같은 메신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되고 있다”고 한다. 생전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메시지를 작성해두면, 사망 후 지정한 수신인에게 전달되는 구조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같은 서비스가 고령층을 넘어 젊은 세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30대 일본인 직장인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후회하지 않도록 마지막 메시지를 남겨두고 싶다”고 밝혔다. “동일본 대지진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를 겪으며 갑자기 이별이 닥칠 수 있다는 걸 실감한 것이 계기”라고 한다. 그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약 10통의 마지막 편지를 준비 중”이라며 “누구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지를 떠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 내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한다’는 의미의 ‘종활(終活·슈카쓰)’ 문화가 고령층 사이에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연령을 가리지 않고 젊은 층에게도 확산되는 추세다.
젊은층이 종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으로는 재해나 감염병 등으로 인한 가치관의 변화, 그리고 디지털 정보 정리의 필요성이 꼽힌다. 패스워드, 구독 서비스, 주식 계좌 등 디지털상의 다양한 정보가 본인 외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만약을 위해 정리해두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NHK는 “인공지능(AI)이 고인의 목소리로 라스트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온라인상에서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디지털 무덤’이 등장하는 등 테크놀러지(기술)가 죽음 이후의 소통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