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과연 조성민이 세상을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경찰은 정확한 사인과 사망 원인 등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진 않았다. 다만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나 타살로 의심할 만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스스로 목을 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살이라면 자살 동기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수사경찰서 형사1팀 이치균 팀장은 6일 오전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고인의 마지막 행적을 공개했다. 이 팀장은 “고인이 사망한 장소는 여자친구 A 씨(40)의 주거지로 강남구 도곡동 소재의 원룸 오피스텔이다. A 씨는 고인과 5일 밤 함께 술을 마시면서 이별을 통보했다고 진술했다”면서 “A 씨가 6일 0시를 조금 넘긴 시간 외출했다가 새벽 3시 40분경 귀가했는데 그 사이에 고인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중간 수사 발표에 따르면 고인이 사망 직전에 여자친구와 술을 마셨으며 그 자리에서 이별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따라서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가 직접적인 자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경찰은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가 직접적인 자살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대화 내용 역시 일방적인 이별 통보는 아니고 헤어지자는 뉘앙스의 얘길 하는 수준이었다”면서 “여러 가지 사안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인의 마지막 행적은 A 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6일 새벽 0시 16분경이다. 메시지 내용은 “내 인생에 마지막이 자기와 함께하지 못해서 가슴이 아프다. 꿋꿋이 잘살아”이다.
또한 이에 앞서 0시 11분경에는 모친에게 “저도 한국에서 살 길이 없네요. 엄마한테 죄송하지만 아들 없는 걸로 치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두 메시지 내용으로 볼 때 고인은 이미 인생의 마지막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살 길이 없다는 절박한 내용도 있다.
그만큼 최근 몇 년 동안 고인에게는 좋지 않은 일들이 계속 이어졌다. 전 부인 최진실이 자살했으며 처남이었던 최진영 역시 자살했다. 유소년 야구 캠프 등의 사업을 벌였지만 잘 되지 않았으며 2011년에 두산 2군 재활코치로 활동했지만 지난 해 11월 두산과의 재계약이 무산되며 다시 야구계를 떠났다.
▲ 고 조성민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강남 세브란스 병원 안치실 인근의 취재진들 |
이후 조성민은 모교 신일고등학교에서 인스터럭터로 일하며 고려대 등 다른 팀에서 코칭 스태프로 일하기 위해 알아봤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야구 해설가 자리를 알아보는 등 야구 관련 일을 계속 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폭행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지난 해 11월 도곡동의 한 술집에서 지인 김 아무개 씨와 시비 끝에 서로 주먹다짐을 벌인 것. 당시 경찰은 “조성민 씨가 만취상태에서 거의 일방적으로 맞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들이 고인을 ‘한국에서 살 길이 없다’는 절박한 상황으로 몰아간 것으로 보인다. 보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