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온전선은 지난해 9월 LS전선이 보유한 지앤피 지분 100% 인수하고 그 대가로 가온전선의 신주를 약 250만 주 발행해 LS전선에 넘겼다. 이른바 ‘현물출자’를 한 것인데, 당시 가온전선은 케이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시너지를 강화하고자 지앤피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거래 당시 가온전선이 LS전선에 넘긴 가온전선 1주의 가치는 3만 1682원으로 산정됐다. 현재 가온전선의 주가는 5만 7000원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LS전선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에 신주를 확보한 셈이다. 가온전선 신주의 주당 발행가액은 과거 1개월간의 가중산술평균 주가와 1주일간의 가중산술평균 주가에 평균을 산정한 뒤 10%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했다.
주목되는 것은 지앤피의 기업가치를 얼마로 봤느냐 여부다. 가온전선은 지앤피를 인수하면서 지앤피의 가치를 약 792억 원으로 산정했다. 지난해 지앤피의 순자산이 약 51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82억 원가량을 영업권으로 인정해 준 셈이다.
지앤피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지앤피의 지난해 내부거래액 규모는 4243억 원이다. 이 기간 지앤피의 전체 매출이 4929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 비중이 86%에 달한다. 이와 관련,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거래에 크게 의존하는 회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기 어렵다”면서 “내부거래를 그 회사의 경쟁력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앤피의 내부거래 핵심 거래처는 LS전선이다. 지난해 LS전선이 지앤피에 몰아준 일감은 3679억 원에 달했다. 지앤피의 전체 매출액의 74.6%에 달하는 액수다. 2024년 지앤피가 전체 계열사를 대상으로 올린 내부 매출은 4243억 원이다. 이는 2023년 지앤피가 전체 계열사를 대상으로 올린 내부거래 매출 3894억 원과 비교하면 8.9% 증가한 수치다.
LS전선은 오너일가인 구본규 대표가 이끌고 있고, 이사회 의장은 그의 아버지 구자엽 회장이 맡고 있다. 가온전선은 LS전선의 자회사다. 아울러 구본규 대표와 구자엽 회장은 LS전선의 지앤피를 가온전선에 넘기기 위한 이사회에 참석해 찬성표를 행사했다.
지앤피의 실적은 LS전선이 가온전선에 넘길 때 평가했던 예측치를 밑돌고 있다. 당시 지앤피의 가치를 산정하면서 지앤피는 지난해 매출액 5324억 원, 영업이익 117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지앤피가 달성한 매출액은 4929억 원, 영업이익은 51억 원에 그쳤다.
LS전선은 지난해 11월 비슷한 방식으로 미국의 전선 케이블 자회사 LSCUS(LS CABLE & SYSTEM U.S.A.)의 지분을 넘기고 가온전선의 신주를 받았다. 당시 LSCUS의 지분 가치는 2000억 원으로 평가됐는데, 1900억 원이 영업권으로 인정됐다. 당시 주당 가온전선 지분 발행가액은 3만 542원으로 지앤피 현물출자 당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가온전선 신주를 확보할 수 있었다. 가온전선이 연이어 신주를 발행하면서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

LS전선 관계자는 “LS전선과 지앤피의 거래액이 줄어든 것은 사업부 매출 감소에 따라 지앤피 OEM 상품 구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