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선후보가 지난해 10월 16일 열린 특보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최외출 기획조정 특보에게 임명장을 주며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2인자는 누구일까. 김무성 전 총괄선대본부장? 그는 세종시 문제로 박 당선인과 척진 이후 줄곧 거리를 유지해 왔다. 새누리당 ‘경제통’인 최경환 의원은 대선 초반 당선인의 불통 문제와 지지율 정체로 캠프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뒤 아직 복귀의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
대선 막바지 새누리당 내에서는 최외출 영남대학교 지역및복지행정학과 교수(57)를 주목한 이들이 부쩍 많았다. 최 교수는 새누리당 대선캠프에서 기획조정특보를 맡아 박 당선인의 의중을 선대위 쪽에 정확히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2007년 대선 경선 때부터 당선인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몇 안 되는 캠프 내 인사로 꼽혔다. 김광두 서강대 명예교수, 김영세 연세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안종범 의원과 함께 ‘박근혜 5인 공부모임’의 멤버로 당선인의 ‘정책 교사’ 역할도 겸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나고 박 당선인과 이외수 작가의 깜짝 만남을 주선한 것도 그였다.
정수장학회 문제가 이슈화됐을 때 최 교수의 입지는 더욱 도드라졌다. 지난해 10월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과 관련해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이 만난 것이 언론에 폭로됐을 무렵 최 교수가 정수장학회 사무처장과 8차례에 걸쳐 통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당시 최 교수는 과로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정치권에서는 분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그런가하면 그는 박 당선인이 32년째 이사장을 맡고 있던 한국문화재단을 해산시키는 작업에도 깊숙이 관여했다고 한다. 지난해 6월 청산된 한국문화재단의 남은 자산 13억 원이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로 넘겨졌는데, 최 교수는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 이사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 교수는 1976년 ‘새마을 장학생’ 1기생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고 영남대학교에 들어갔다. 이듬해 박근혜 당선인과 처음 만났고 나중에 학도호국단 사단장(지금의 총학생회장)이 되면서부터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인연을 쌓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선인이 1998년 달성군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야인 생활을 할 때도 그는 묵묵히 박 당선인 곁을 지켜왔다.
최 교수가 오랜 기간 박 당선인의 신임을 얻을 수 있었던 까닭은 되도록 언론 노출을 피한 은둔형 행보에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학교에서 새마을운동학과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설립을 주도했던 그는 지난해 새 학기를 앞두기 직전 원장직을 이재훈 부원장에게 조용히 물려줬는데 대학원이 본격적으로 언론에 조명되기 시작하던 시점이다. 또 최근 인수위 인선 작업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주목되지만 정작 본인은 휴대폰을 죽이고 어떤 말도 덧붙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최 교수는 “새마을운동의 세계화가 필생의 목표”라고 말하며 아무런 정치적 욕심이 없음을 피력해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시작되는 계사년을 맞아 최 교수는 연구년제에 들어간 것이 취재 도중 확인됐다. 연구년제란 통상 7~8년마다 한 번씩 전공 강의와 학교 업무를 일체 맡지 않고 개인 연구에 몰두하는 일종의 안식년 제도다. 영남대 측은 “최 교수는 올해 연구년제에 들어가 전공 수업이나 학내 업무를 맡지 않는다”라며 “최 교수가 어떤 프로젝트를 맡을 것인지 아직 학교 측에서 파악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 교수가 숨은 실세에서 벗어나 본격 정치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새누리당 한 초선 의원은 “최 교수가 중요한 측근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하다”라며 “대선 전까지는 정치권과 연결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박 당선인을 도왔다면 이제부터는 좀 더 반경을 넓혀 활약하지 않겠느냐”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