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는 군복무 규율 위반으로 군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박은숙 기자 |
누구에게나 새해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톱스타 비(본명 정지훈)와 김태희에게 2013년 새해의 시작은 그 누구보다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고, 또한 드라마틱했다. 1월 1일 두 사람의 열애설이 공개된 이후 3일 김태희가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고, 비는 군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때까지의 72시간은 정말이지 숨 막히게 돌아갔다. 매스컴의 밀착보도를 통해 연예인의 열애 현장이 공개되는 경우가 최근 들어 잦아지고 있지만 위법논란까지 야기된 경우는 이들이 유일하다. 그만큼 두 스타는 남다른 사연과 배경을 간직한 열애설이기도 하다.
# 1월 1일 0시 ‘증권가 정보지도 주목한 열애설’
온라인 매체 <디스패치>는 이미 12월 28일부터 SNS에서 화제를 불러 모았다. 평소 연예인 관련 밀착보도로 유명한 <디스패치>는 거의 매년 1월 1일 대형 열애설을 특종 보도하곤 했다. 그런데 12월 28일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2013년 1월 1일 <디스패치>가 원빈과 소녀시대 수영의 열애설을 특종 보도한다는 루머가 나돈 것이다. 하지만 <디스패치> 측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12월 31일, 이병헌과 이민정의 데이트 현장을 단독 보도한 <디스패치>는 ‘1월 1일 새로운 열애설을 보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리고 1월 1일 0시를 넘기자마자 SNS를 통해 새로운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디스패치>가 비와 김태희의 열애설을 특종 보도할 것이라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 1월 1일 07시 ‘<디스패치> 특종보도로 알려진 열애설’
결국 1월 1일 아침 7시를 조금 넘긴 시각, 드디어 <디스패치>가 비와 김태희의 열애설을 특종 보도했다. 이에 앞서 SNS에 소문이 나돈 것에 대해 <디스패치> 측은 “해킹을 당한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비와 김태희의 열애설은 순식간에 엄청난 화제를 양산했다. 남녀 톱스타의 열애라는 점은 기본이고, 비가 현재 군 복무 중이라는 점 역시 화제가 됐다. ‘고무신이나 군화를 거꾸로 신는다’는 얘기가 나돌 만큼 연인들에겐 안타깝고 애틋한 곳인 군대에서 비는 서울대 출신 톱스타 김태희와 열애를 시작한 것이다. <디스패치> 보도에 대해 비와 김태희 측은 모두 ‘잘 모르겠다.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즉답을 피했다.
# 1월 1일 오후 ‘민원신고 당한 최초의 연예인 열애설’
▲ 열애설을 인정한 김태희는 가족여행을 떠났다. 박은숙 기자 |
이 네티즌은 “정지훈 상병이 전투복을 입었음에도 탈모를 하고 다녀 군 위신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네티즌들은 ‘탈모보행’ ‘입수보행’ ‘휴가 중 운전’ 등 군인 정지훈의 군 복무 실태를 지적하는 글들을 경쟁적으로 올렸다.
# 1월 1일 21시 ‘김태희 공식입장 통해 인정된 열애설’
비로소 김태희 측이 반응했다. 열애설 보도 14시간 만인 1월 1일 21시 무렵 김태희 소속사인 루아엔터테인먼트는 보도 자료를 통해 김태희 측은 “현재 호감을 가지고 상대방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단계로 만난 지 1개월 남짓”이라며 “두 사람이 그동안 연예인 동료로 지내온 시간들을 넘어 조금씩 서로를 보는 감정이 달라지고 있지만 지금이 자신들도 마음을 잘 알기 어려운 시기인 듯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1월 2일 오전 ‘비 휴가내역까지 공개하게 만든 열애설’
김태희 측이 공식입장을 내놓자 그 다음 차례는 정지훈 상병의 현 소속사(?)인 국방부가 공식 입장을 내놓을 차례가 됐다. 우선 국방부는 비의 휴가내역을 공개했다. 이는 이미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던 내용이다.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에게 지적을 받은 연예사병의 근무 실태가 비와 김태희의 열애설을 통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정지훈 상병의 휴가 내역은 또 다른 논란을 야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국방홍보지원단 소속 연예사병으로 근무한 정지훈은 300여 일 동안 포상휴가 17일, 외박 10일, 외출 44일 등 총 71일을 사용했다. 네티즌들이 과도한 포상휴가와 외출외박을 문제 삼으며 비난 여론을 형성했지만 국방부는 연예사병의 특수성을 들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 1월 2일 오전 ‘국방부 조사 대상이 된 열애설’
결국 1월 2일 오후 국방부는 비의 군 복무 근무 태만에 대한 진상조사에 돌입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전히 과도한 포상휴가와 외출 외박 등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공적인 사유로 외출해 사적인 만남인 데이트를 즐긴 부분 등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비는 외부 활동을 중단한 채 부대에서 근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1월 3일 ‘김태희는 해외여행, 비는 징계위원회 회부’
1월 3일 김태희는 가족과 함께 돌연 해외여행을 떠났다. <일간스포츠>는 김태희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태희가 최근 아버지의 생신을 맞이해 잔치 겸 가족여행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예정된 해외여행을 떠난 것이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선 열애설 공개로 상황이 복잡해지자 김태희가 해외여행을 떠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비는 결국 국방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렇지만 영창에 가는 등의 중징계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탈모보행에 대해 “지시사항 불이행인데 이런 정도는 통상 교육 정도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외출을 나가 김태희와 만난 것에 대해서는 “연습 등을 이유로 외출을 나가는 경우 통상 택시를 타고 들어오는데 누가 대신 차를 태워줬다는 내용이 과연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는 담당 대대장이 여러 가지 법무 검토를 거쳐서 판단할 걸로 보인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비가 김태희와의 데이트에서 직접 차량을 운전한 것에 대해서는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현역 군인일지라도 운전하는 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비에 대한 정확한 징계 내용은 징계위원회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징계 내용이 공개되면 ‘솜방망이 징계’ 시비 등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상황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o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