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웅은 컴백을 앞두고 피지컬 앨범을 발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3년 전 그의 정규 1집은 초동(발매 후 첫 일주일간 판매량) 110만 장을 기록했다. 솔로 가수 신기록이었다. 매출만 150억 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번에 임영웅은 이 기록을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화보가 담긴 패키지(앨범북)를 발매했다.
이는 더 이상 CD로 음악을 듣지 않는 시장에서 내린 임영웅의 용기 있는 결정이다. 인기 가수들의 CD는 ‘예쁜 쓰레기’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으로 재편된 시장에서 CD가 그 역할을 상실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임영웅 측은 “CD 앨범을 실질적으로 감상하기 어려운 환경과 팬들의 정성·응원이 때로는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환경적인 고민까지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영웅이 뜨면 시청률이 뛴다!
정규 2집 발매와 더불어 가장 눈에 띄는 임영웅의 행보 중 하나는 KBS 2TV 예능 ‘불후의 명곡’ 출연이었다. ‘임영웅과 친구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특집은 8월 30일과 9월 6일, 2주에 걸쳐 편성됐다.
통산 ‘불후의 명곡’은 레전드 가수들의 노래를 후배나 동료들이 다시 부르는 형식이지만, 이번은 달랐다. 임영웅이 크고 작은 인연을 맺은 뮤지션들과 듀엣 무대를 꾸미고, 신곡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첫 음악 친구로 소개된 밴드 노브레인의 보컬 이성우는 임영웅 영어 선생님의 예비 신랑이었다. 전종혁은 임영웅과 마찬가지로 축구 선수를 꿈꿨으나 트롯 가수로 데뷔하게 되며 임영웅과 맺게 된 인연을 공개했다. 임영웅의 정규 1집 타이틀곡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작사·작곡한 가수 이적도 등장했고, 이적에게 적극적으로 임영웅이라는 존재를 알렸던 그의 어머니도 객석에 앉아 임영웅을 응원했다.
이외에도 정규 2집 수록곡 ‘그댈 위한 멜로디’를 만든 로이킴이 등장해 임영웅과 서로의 명곡을 바꿔 불렀고, ‘그댈 위한 멜로디’는 듀엣 무대로 꾸몄다.
임영웅과 린이 함께한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임영웅은 “방송에서 저한테 공개적으로 프러포즈를 하셨다”라며 린을 소개했고, ‘이제 나만 믿어요’를 무반주 라이브로 선보인 린은 임영웅과 함께 ‘삼성동’을 듀엣으로 불렀다.
임영웅의 솔로 무대도 빛났다. 정규 2집 타이틀곡 ‘순간을 영원처럼’ 무대를 ‘불후의 명곡’에서 최초로 공개했고, ‘그대 그리고 나’에 이어 앙코르곡 ‘인생찬가’로 2주에 걸친 축제를 마무리했다.
임영웅 특집으로 꾸며진 ‘불후의 명곡’의 1, 2부 시청률은 각각 6.8%, 6.6%였다. 직전 주 시청률이 4.5%였던 것을 고려하면 ‘임영웅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이외에도 4부작으로 준비된 SBS 예능 ‘섬총각 영웅’이 4∼5%대의 안정된 시청률을 기록했고, JTBC ‘뭉쳐야 찬다4’도 방송을 앞두고 있다.

임영웅은 ‘공연형 가수’로 더 유명하다. 방송 활동보다는 팬들과 직접 만나는 라이브 공연을 더 선호한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앨범 발매 및 방송 활동을 마무리하면 오는 10월부터 전국 투어에 돌입한다.
임영웅의 2025 전국투어 콘서트 ‘IM HERO’는 인천을 시작으로 11월 대구와 서울, 12월 광주로 이어진다.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티켓 예매는 이번에도 ‘피켓팅’(피튀기는 티켓팅)이라 불릴 만하다. 이미 인천에 이어 대구 콘서트도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티켓 예매 오픈 전부터 서버가 다운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9월 9일 진행된 서울 공연 예매는 무려 9만 장이 풀렸지만, 임영웅의 팬덤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했다. 올림픽공원 KSPO돔(구 체조경기장)은 회당 최대 1만 5000명을 수용한다.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공연에서 임영웅은 중앙 원형 무대를 설치하며 360도 관객석을 모두 활용하며 1만 5000명씩 꽉꽉 채웠다. 이번에도 그에 육박하는 수준의 표가 풀렸지만 영웅시대(공식 팬덤)의 화력은 그 이상이었다.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대기 순번이 무려 16만 번이었다는 경험담이 속출했다. 약 2시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예매가 진행됐으나 결국 수만 명이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임영웅의 파워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master@ilyo.co.kr


